기말 고사를 마치고
2007. 12. 6. 08:24ㆍ일기
<기말 고사를 마치고>
2007.12.05 수요일
드디어 기말 고사가 끝났다.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3학년의 마지막 기말 고사를 후회 없이 보고 싶어서 일기까지 미뤄가며 열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기말 고사도 아쉬운 점이 있다. 그건 사흘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엄마한테 혼나고 걱정까지 들어가며 몰아붙인 벼락치기 공부였다. 내가 왜 그랬을까?
만약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3학년 1년이 허무하게 가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나를 벼락공부로 몰아간 것 같다. 과정은 끔찍했지만 시험날인 오늘만큼은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아침부터 자신만만했다. 자신에 넘치다 못해 심장이 바람을 꽉 채운 자동차 바퀴처럼 팽팽해져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나는 가방 속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교과서와 문제집은 모두 책꽂이에 보관하고, 충분한 양의 연필과 지우개를 넣은 필통만 달랑 넣고 학교로 향했다.
지식은 모두 내 머릿속에 넣고 성큼성큼 얼음이 언 공원 길을 지나갔다. 어떤 누나는 입김을 호호 불며 걸으면서도 문제지를 읽으며 갔다. 나는 밤새워서 변호 준비를 마친 변호사 같은 기분이 되어 우쭐거리며 학교로 갔다. 반 친구들은 공부하는 친구들과 노는 친구들로 나뉘어 시험날 아침을 맞았다.
쉬는 시간마다 나는 학급 문고에 꽂혀 있는 만화책을 보며 여유를 부렸다. 수학은 내가 좋아하는 서술형이 많이 나와 재미있게 풀었고, 국어는 성급하게 굴지 않으며 맞춤법을 조심했고, 사회와 과학은 모든 문제가 내가 낸 것처럼 반갑고 정다웠다.
시험이 끝난 후에 선생님께서 적어내라고 하신 예상 평균 점수에도 겸손하게 90점이라고 적어내었다. 급식 시간엔 시험 볼 때부터 뱃속에서 꼬르르 소리가 났었는데, 따뜻한 만두국을 먹으니 편안해지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야!'라는 소리가 마음속에서 차분하게 울리는 것 같았다.
2007.12.05 수요일
드디어 기말 고사가 끝났다.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3학년의 마지막 기말 고사를 후회 없이 보고 싶어서 일기까지 미뤄가며 열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기말 고사도 아쉬운 점이 있다. 그건 사흘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엄마한테 혼나고 걱정까지 들어가며 몰아붙인 벼락치기 공부였다. 내가 왜 그랬을까?
만약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3학년 1년이 허무하게 가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나를 벼락공부로 몰아간 것 같다. 과정은 끔찍했지만 시험날인 오늘만큼은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아침부터 자신만만했다. 자신에 넘치다 못해 심장이 바람을 꽉 채운 자동차 바퀴처럼 팽팽해져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나는 가방 속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교과서와 문제집은 모두 책꽂이에 보관하고, 충분한 양의 연필과 지우개를 넣은 필통만 달랑 넣고 학교로 향했다.
지식은 모두 내 머릿속에 넣고 성큼성큼 얼음이 언 공원 길을 지나갔다. 어떤 누나는 입김을 호호 불며 걸으면서도 문제지를 읽으며 갔다. 나는 밤새워서 변호 준비를 마친 변호사 같은 기분이 되어 우쭐거리며 학교로 갔다. 반 친구들은 공부하는 친구들과 노는 친구들로 나뉘어 시험날 아침을 맞았다.
쉬는 시간마다 나는 학급 문고에 꽂혀 있는 만화책을 보며 여유를 부렸다. 수학은 내가 좋아하는 서술형이 많이 나와 재미있게 풀었고, 국어는 성급하게 굴지 않으며 맞춤법을 조심했고, 사회와 과학은 모든 문제가 내가 낸 것처럼 반갑고 정다웠다.
시험이 끝난 후에 선생님께서 적어내라고 하신 예상 평균 점수에도 겸손하게 90점이라고 적어내었다. 급식 시간엔 시험 볼 때부터 뱃속에서 꼬르르 소리가 났었는데, 따뜻한 만두국을 먹으니 편안해지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야!'라는 소리가 마음속에서 차분하게 울리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