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9 사랑해, 친구야!

2007. 9. 29. 00:00일기

<사랑해, 친구야!>
2007.09.29 토요일

2교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까 내 책상 위에 우리 반 아이들이 나에게 쓴 편지 모음 책 <친구야, 사랑해!>가 놓여 있었다.

1학기 말 박영은 선생님이 오셨을 때부터 시작했던 반 친구에게 편지 쓰기는 우리 반만 하는 사랑 나눔 릴레이 행사인데, 1번부터 끝번까지 차례대로 한 명씩 반 친구들 모두가 그 아이에게 주로 칭찬할만한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쓰면 선생님께서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 주신다.

나는 그 책을 열어보기 전에 가슴이 쿵덕쿵덕 방아질하듯 뛰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우리 반 친구들과 제대로 친하게 지내본 적이 없어서, 과연 아이들이 나에게 뭐라고 썼을까 기대도 되고 두렵기도 하였다.

그러나 편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 동안 나의 걱정들이 눈 녹듯 사라지고 봄을 만난 시냇물처럼 기쁨으로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를 찾아봐도 나에 대한 욕이나 나쁜 점은 씌여있지 않았고,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너는 글을 참 잘 쓰는구나, 책을 잘 읽어서 부러워, 아는 게 참 많구나,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 같은 부러움과 감탄이 넘친 글들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우리 반 친구들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 나를 싫어한 게 아니었고, 내가 생각이 좁았던 거 아닐까?

다시 반 친구들을 천천히 둘러보니 모두 다정해 보였고, 그래서 오늘은 내가 우리 반에서 새로 태어난 날 같았다.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