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31 새로 시작

2007. 5. 31. 00:00일기

<새로 시작>
2007.05.31  목요일

아침 자습 시간에 한자를 쓰고 있을 때, 갑자기 박영은 선생님께서 아무렇지도 않게 "안녕!" 하며 들어오셨다. 선생님께서는 오른쪽 손에 걸고 계셨던 가방을 교탁위에 '탁' 올려 놓으시고나서 컴퓨터 있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셨다.

바로 1교시 수업이 시작되고 우리는 모두 1교시 국어 <말하기, 듣기> 책을 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아직도 새 선생님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하고 산만했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께서는 엄격한 눈초리로 우리들의 흐트러진 태도를 지적하셨다. 나는 왠지 선생님이 무서운 분 같아 바짝 긴장이 되었다.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 목소리는 맑고 쩌렁쩌렁하였다. 그런데 무언가 아직은 어색하고 서먹했던 우리 반 수업 분위기가 4교시 사회 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좀 더 활기차졌고, 질문도 많이 하였는데, 그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정확히 답을 해 주셨고 더욱 깊이있게 들어가서 좀 거리가 먼 이야기까지 해 주셨다.

선생님의 수업은 너무나 재미있어서 마치 텔레비젼 교육 강의 프로를 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은 아주 스케일이 크신 분 같았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산업에 대한 공부를 하는데 전 세계의 산업까지 두루두루 넘나드셨기 때문이다. 나는 속으로 '이야!' 하고 감탄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에 빠져들었다.

어쩌면 우리 3학년 4반이 선생님을 만나 아는 것도 많아지고 더욱 도록도록 여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박영은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어색하게 시작해서 뿌듯하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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