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9 선생님

2007. 5. 29. 00:00일기

<선생님>
2007.05.29 화요일

나는 하루 종일 많은 생각을 하였다. 내일이면 서미순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공부하게 된다. 지난 주에 선생님께서 이번 주 수요일이 마지막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때 난 믿고 싶지 않아서 모르는 척 했었다. 그런데 왜 이리 뭉클한 걸까? 그냥 울고만 싶어진다.

우리 선생님은 엄숙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린 티가 나셨다. 그것은 학기 초에 우리에게 땅콩을 나누어 주신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딱딱한 땅콩의 껍질을 벗겨 가듯이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 가라는 말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

선생님은 운동회 때 우리가 너무 줄을 잘 안 서서 힘들어하셨다. 어느 날, 선생님 목이 많이 쉬어서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목이 안 쉰 날보다 쉰 날이 더 많으셨던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내가 부렸던 말썽을 다 지우고 싶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을 더 귀담아 들으려고 애쓰고 싶다.

선생님은 앞으로 어떻게 되실까? 새로 오시는 선생님은 서미순 선생님보다 무서우실까? 안 무서우실까? 왜 사람에게는 만남이 있은 뒤 헤어짐이 있는 걸까? 선생님께서는 세월이 흘러도 우리를 기억하실까? 나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서미순 선생님을 못 잊을 것이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셨다. 선생님은 특히 약속과 습관과 행동을 강조하셨는데 모두 내가 다 잘 지키지 못한 것들이라 가슴이 아프다.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선생님 계실 때는 말도 잘 안 듣고 딴 짓 해 놓고선 선생님 가신다니 울컥울컥 후회가 되니 다시는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는데, 자꾸 바보같이 눈물이 난다.

선생님,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 절대 잊지 않고, 선생님도 잊지 않을 거예요. 사랑해요! 선생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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