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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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3 벚꽃
2006.04.13 목요일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우리 아파트 1층에 사는 여자 아이와 우연히 만났다. 그런데 그 아이는 나무에 핀 벚꽃을 따서 '후~' 불기도 하고 꽃잎을 쫙 펴기도 하며 장난을 쳤다. 나는 "꽃으로 왜 그래?" 하고 물었더니 그 애는 "그냥." 하였다. 그러더니 나보고 나무 옆에 서 보라고 하였다. 갑자기 갑자기 연분홍색 벚꽃 이파리들이 내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그 애가 나무 뒷 면을 발로 탁 찼기 때문이다. 온몸에 벚꽃을 맞으니 내가 벚꽃들의 둥지가 된 것 같았다.
2006.04.13 -
2006.04.07 계란 깨먹기
2006.04.07 금요일 우리 가족은 찜질방에 들어가서 훈제 계란을 샀다. 우리는 토굴방 마루 바닥에 둥그렇게 앉았다. 아빠와 엄마가 계란 깨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나는 나무 그릇에 계란을 탁 소리가 나게 부딪혀서 깬 다음 껍질을 조금씩 까 보았다. 그랬더니 껍질이 쑥쑥 벗겨 지면서 황토빛 계란이 나왔다.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바베큐 맛이 났다. 내 동생 영우는 신이 나서 톡톡톡 너무 많이 깨는 바람에 계란이 지지직 금 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2006.04.07 -
2006.04.06 받아쓰기
2006.04.06 목요일 드디어 받아쓰기 시험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1번을 불렀다. 나는 선생님 말씀을 놓칠세라 받아 듣고 썼다. 선생님이 2번을 불렀다. 나는 이번엔 잘 못 들어서 "선생님 2번 뭐였어요?" 하고 물어 보았다. 3번을 불렀을 때 2번때처럼 되지 않으려고 잽싸게 썼다. 그러다가 약간 글씨가 삐져 나와서 다시 고쳤다. 그런식으로 받아 쓰기가 계속 되다가 나는 100점을 받았다. 식구들도 축하해 주었다.
2006.04.06 -
2006.04.05 물 떨어 뜨리기
2006.04.05 수요일 오늘 과학 특강 시간에 스포이드로 동전위에 물 떨어 뜨리기를 하였다. 먼저 샬레를 밑에 놓고 동전을 거기에 올리고 스포이드로 물을 떨어 뜨렸다. 그런데 물이 예상과는 달리 흘러 내리지 않고 방울 방울 탑처럼 쌓였다. 과학 선생님께서 돌아다니다가 내 껄 보고 "여러분 이렇게 차곡 차곡 쌓아 올려 보세요." 하셨다. 나는 계속 차곡 차곡 쌓아 올렸다. 그러다가 68방울째 똑하고 균형을 잃으면서 주르르 흘러 내렸다.
2006.04.05 -
2006.04.02 꽃씨
2006.04.02 일요일 우리 가족은 농협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꽃 화분이 많이 모인 곳으로 갔다. 그곳은 마치 산에 핀 꽃들을 모두 모아 논 것 같았다. 보라색, 노란색, 주황색의 키가 작은 꽃들이 이웃처럼 사이 좋게 있었다. 사람들은 꽃을 사고 팔았다. 나도 영우와 꽃씨를 사러 갔다. 나는 채송화씨와 강낭콩씨를 사고 영우는 맨드라미씨를 샀다. 엄마 아빠가 꽃을 고르는 동안 영우와 나는 꽃밭 사이를 나비가 된 기분으로 마구 뛰어 다녔다. 우리가 집에 돌아올 때에는 해가 번쩍 나서 아빠가 산 튜울립 꽃봉우리가 벌써 필라고 하는 것 같았다.
2006.04.02 -
2006.04.01 학교 오시는 선생님
2006.04.01 토요일 내가 교실에 들어섰을 때 2학년 2반 아이들 중에서 몇 명이 창문 밖을 뚫어지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궁금해서 가방을 풀어 놓고 창문 밖을 같이 내려다 보았다. 몇 분 뒤 후문으로 선생님이 걸어오고 계셨다. 아이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도 신이나서 엉덩이를 흔들며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께서는 위를 올려다 보시며 후문으로 들어 오셨다. 우리 반 친구가 "선생님 오신다!" 하니까 모두 후다닥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200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