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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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자연의 아름다움
2007.03.06 화요일 오늘은 학교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표현하기를 2교시부터 3교시까지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었냐면 자연의 모습이 있는 사진을 몇 장 준비하고 선생님이 좀 작은 종이를 나누어 주시면, 그 종이를 반으로 접어 다시 펴서 왼쪽에는 자연 사진을 풀로 붙이고, 오른쪽에는 왼쪽에 있는 자연 사진을 똑같이 그리지 말고 선과 삼각형이나 사각형, 또는 육각형 같은 도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 노랗고 빛나는 나무들이 강물에 비추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꺼내놓고, 금색 싸인펜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나뭇잎은 원기둥에 원을 주렁주렁 달아놓은 기분으로 그리다가 금색이 아까워서 노랑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강은 풍경이 밤이라서 은은한 보라색으로 그렸다. 친구들이 거의 다 그리자 선생님은 친구들 그림을 보..
2007.03.06 -
2007.03.05 사나운 바람
2007.03.05 월요일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서자 바람이 아주 사나웁게 몰아닥쳤다. 학교 옆 나무들은 춤을 추듯 흔들렸고 옷자락이 팔락거렸다. 게다가 춥기까지 하였다. 내 두 볼은 꽁꽁 얼어있었다. 나는 덜덜덜 떨면서 집으로 갔다. 바람은 멈췄다 싶더니 더 큰 바람을 데리고 와서 더 세게 몰아쳤다. 나무가지는 흔들렸다. 나는 너무 얼어서 한발짝 가는 것도 힘들었다. 나는 제발 태양이 떠서 이 추위를 멎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면서 하늘을 보니 놀랍게도 맑고 깨끗했다. 이렇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데 땅은 이토록 바람이 쌩쌩 불어 난리라니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날씨다! 나는 지름길로 가보려고 공원 정자가 있는 잔디 광장으로 가로질러 갔는데, 바람은 더욱 심해 살을 찢을 것처럼 무섭게 불었다. 그 넓은..
2007.03.05 -
2007.03.02 개학
2007.03.02 금요일 오늘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진학을 하였다. 나는 내가 새로 들어갈 교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은 찾아냈다. 바로 3학년 4반이었다. 교실 앞에는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교실 문이 잠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맨 앞에는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준영이가 문을 잠그고 있는 자물쇠를 발돋움하여서 뗄려고 만지작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탱' 하는 소리가 났다. 준영이가 자물쇠를 연 것이다. 문이 열리자 아이들이 벌떼처럼 우글우글 들어갔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선생님 없다고 마구 날뛰고 있었다. 선생님이 들어오자 후닥닥 제자리에 앉았다. 우리 담임 선생님 이름은 서미순 선생님이셨다. 선생님 머리카락은 곱슬곱슬하시고, 목소린 근엄하시고, 눈빛은 어린 아이같이..
2007.03.02 -
2007.02.12 안녕, 2학년
2007.02.12 월요일 오늘은 수업이 첫 시간부터 좀 허술했다. 왜냐하면 종업식 바로 전날이기 때문에 과목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2학년 시작한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끝이라! 믿어지지 않는다. 그토록 다투고 티걱티걱 싸우던 친구들과도 이제 헤어지는구나. 특히 그동안 아프셔서 못나왔던 우리 선생님과 몇 번 만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막을 내려야 하는 게 아쉽기만 하다. 3학년이 되면 구구단도 더 빨리 외우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흐트러진 자세도 바르게 잡아야지 하고 마음 속으로 계획을 세우면서도 자꾸 기분이 우울했다 후련했다 하였다. 분명한 건, 내 인생에 2학년 시절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묘한 슬픔과 기쁨을 안고 3학년이라는 커다란 배 앞에 떨리는 마음으로 서 있다는 것이다.
2007.02.12 -
2007.02.03 외가 가는 길
2007.02.03 토요일 개학을 앞두고 오랜만에 우리 가족은 버스를 타고 외할아버지 댁에 놀러 갔다. 버스를 타고 가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버스 창이 커서 우리 차를 타고 갈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서울 시내를 어리둥절해 구경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은 수도라서 더 발전되 있을줄 알았는데 더 시설이 낡은 것 같애. '그래서 할머니 집 가는 길이 조금 더 옛날 시대로 들어 가는 것 같았다. 버스에서 내려 오래된 육교도 건넜다. 삐걱거리는 육교를 건너니 기분이 묘했고 빨리 할머니 집으로 뛰어 들어 가고 싶었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312982
2007.02.03 -
2007.01.30 음치
2007.01.30 화요일 오늘 피아노 학원에서 발표회 때 합창할 노래를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였다. 부를 노래는 'mother of mine' 이다. 가사가 '낳으시고 기르시며 손등 여위신 내 어머니' 이렇게 시작하는데 뜨거운 마음이 들어 마구 심취해서 불렀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께서 아주 당황한 표정으로 "상우야! 한 옥타브 올려! 아니 내려! 어어 상우야!" 하고 외치셨다. 아이들은 "야! 니가 틀리니까 자꾸만 다시 해야 되잖아!" 하면서 짜증을 부렸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내 음은 고장난 피아노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Mother Of Mine by Neil Reid 출처: http://youtube.com/watch?v=uu7Kl1W8mms
2007.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