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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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첫날
2008.04.28 월요일 나는 교탁 앞에 서서, 나를 지켜보는 수많은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듯 놀란 얼굴로, 눈을 다람쥐처럼 일제히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에, 이쪽은 서울에서 온, 어, 서울에서 온 거 맞니?" 하시며 선생님께서 뜸을 들이신 다음, "신능초등학교에서 온 권상우라고 한다!"하고 내 소개를 하셨다. 그러자 아이들은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오오~!"하며 바람 소리 같은 것을 내었다. 선생님께서 "상우야, 친구들한테 할 말 있니?" 하셔서, 나는 "네~."하고 웃으며 말을 시작했다. "얘들아, 안녕? 우리 앞으로 학교생활 같이 재미있게 잘해보자!" 나는 웃고 있었지만, 혹시나 아이들이 내가 다른 데서 왔다고 따돌리거나 무시..
2008.05.03 -
2007.09.15 토굴 새우젓
2007.09.15 토요일 1교시 읽기 시간이었다. 오늘은 토굴 새우젓에 대해 배웠다. 토굴 새우젓 이야기를 다른 모둠이 읽고 있을 때, 너무 열중해 들어서 그런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토굴 새우젓의 짠 맛이 입 안에 느껴지는 것이었다. 혀 가장자리에서 짭잘하고 떨떠름한 맛이 계속 맴돌았다. 그 맛을 느끼려고 나도 모르게 입술을 쭈욱 내밀어 쩝쩝거렸다. 5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오젓이고, 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육젓이고, 가을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추젓이고,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잡은 어린 새우로 만든 젓은 자하젓이라고 한다니 읽으면서 왜 이렇게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지, 읽기만 해도 맛있고 배가 불렀다. 내가 많이 먹어보지 않았던 새우젓에 대한 글을 읽고도 그 맛이 ..
2007.09.15 -
2007.09.03 주사
2007.09.03 월요일 나는 심하게 몸살이 나서 학교까지 빠지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주사를 한 대 맞고 약을 처방 해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왠지 모르게 주사란 말에 뜨끔하였다. 주사를 무서워하는 건 아니었지만 몇 년만에 맞아보는 거라서 좀 긴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와 함께 주사실로 들어갔다. 주사실 안에는 뚱뚱한 간호사 이모가 있었다. 간호사 이모는 "엉덩이에 맞을 것이니까 여기 엎드려 누워 주세요." 하셨다. 나는 부끄럽긴 하였지만 이모 말대로 주사실에 있던 작은 침대에 누워 엉덩이만 보이게 바지를 내렸다. 간호사 이모가 뾰족한 침이 달린 주사를 꺼내자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모는 주사를 놓기 전에 엉덩이를 가볍게 톡톡 두들겼다. 그리고 주사 바늘을 내 오른쪽..
2007.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