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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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축구 시합
2008.05.16 금요일 4교시 체육 시간, 운동장에 나가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시합을 하였다. 남자들은 제일 축구 잘하는 아이 2명을 주장으로 뽑고, 뽑힌 주장 2명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자기 팀에 넣고 싶은 애를 차례대로 집어넣었다. 팀이 다 채워져 가고, 나 말고 3명이 남았다. 나는 이성환이라는 애가 주장인 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성환이는 나를 자기 팀에 넣어주지 않았다. 시합 시작하기 전, 아이들은 나는 수비수 할 거야! 나는 공격 미드필더 할 거야! 하면서 역할을 정하는데, 나는 뭘 해도 못하니 딱히 할 게 없어 팔짱을 낀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데 내가 몸집이 커서 공을 잘 막을 것 같다고, 아이들이 우르르 나를 골키퍼로 몰아세웠다. 난 마음속으로는 '어어, ..
2008.05.20 -
2006.08.10 친선 경기
2006.08.10 목요일 오후 4시 30분이 되자 학교 앞으로 감독님의 버스가 도착하였다. 우리 팀은 감독님 버스를 타고 백석 잔디 광장으로 가서 백석 초등학교 축구반과 친선 경기를 하였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나와 똑같은 번호를 가진 선수와 악수를 하였는데 그 아이가 욕을 하지 않고 "잘 해보자!" 라고 하였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나는 수비수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분 뒤에 선수를 교체하였다. 나는 후반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내 차례가 돌아왔다. 그런데 나는 운 좋게도 골을 넣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였다. 하지만 나는 기뻤다.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형들도 인제 나를 좀 인정해주는 것 같았다. 경기는 4:0 으로 이겼다. 버스에 타서 가는 내 마음은 뿌듯했다.
2006.08.10 -
2006.07.27 빗소리
2006.07.27 목요일 나는 지금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를 듣고 있다. '후두두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내 마음을 닦아 주는 것 같다. 그동안 내 마음은 힘이 들어 너무 말라 있었다. 축구부에서는 느리다고 욕도 많이 먹고, 날씨는 변덕을 부리고, 집에서는 맨날 동생하고 싸우다 아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화가 많이 쌓였다. 그런데 이 빗소리는 왠지 나의 화를 씻어 주고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왜냐하면 내 눈에서는 빗줄기처럼 시원하게 눈물이 흘러 내리기 때문이다.
2006.07.27 -
2006.06.24 스위스 전
2006.06.24 토요일 나는 밤에 자다가 물이 마시고 싶어서 일어나 마루로 나왔다. 그런데 아빠가 "상우야, 후반전 시작한다!" 하는 소리를 듣고 나는 후닥닥 안경을 챙겨 쓰고 텔레비젼 앞에 앉았다. 우리 나라 축구팀이 0대 1로 지고 있었다. 스위스 팀과 우리 나라 팀은 모두 필사적으로 뛰고 있었다. 나는 져도 괜찮으니까 우리 나라 팀이 열심히 싸워서 한국의 기상을 높여 주길 바랬다. 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심판이 오프 사이드를 선언해 놓고 스위스 팀의 골을 인정해 버린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화난 얼굴로 심판에게 막 따졌다. 그래서 어떤 선수는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나는 그 사실이 분하고 서러웠다. 우리 팀이 2대 0으로 졌지만 인정할 수 없다. 나도 이렇게 서러운데 선수들 마음은..
2006.06.24 -
2006.06.22 축구 수업
2006.06.22 목요일 오늘은 새로운 특기 적성 수업이 있는 날이다. 우리는 운동장 스탠드 왼쪽으로 모였다. 감독님께서 출석을 부르셨다. 먼저 아웃 사이드와 드로잉을 배우고 손으로 공을 떨어뜨려서 발등으로 다시 차 올리는 연습을 하였다. 그런데 나는 공이 차이질 않고 발등을 맞고 공이 자꾸 튕겨 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실전 연습경기에 들어갔다. 나는 노란팀이 되어 빨강팀과 싸웠다. 나는 공을 쫓아 다니기만 하고 한번도 차 보지를 못했다. 게다가 공에 볼을 얻어 맞기까지 했다.
2006.06.22 -
2006.06.09 작별
2006.06.09 금요일 2교시 때 선생님께서 "제성이가 오늘 수업만 마치고 어머니가 데리러 오시면 이사를 가요. 마지막이니까 친절하게 대해 주세요." 라고 하셨다. 나는 순간 깜짝 놀라서 제성이를 바라 보았다. 제성이는 다른 때와 똑같이 웃으면서 앉아 있었다. 왠지 마음이 슬펐다. 나랑 제성이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 적은 없지만 그 애는 세상 일이 어떻든 웃고만 있는 친구였다. 그리고 놀기도 좋아해서 운동을 할 때는 꼭 그 모습이 꼭 축구를 좋아하는 거북이 같았다. 수업을 마치고 제성이는 떠나갔다. 나는 혹시 제성이가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서 제성이 가방이 걸려 있던 자리를 쳐다 보았다. 그자리엔 아무 것도 없었다. '나랑 같은 배를 탔던 친구가 다른 배를 탔구나 친구여! 그 배에서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