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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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며 청소를!
2008.05.21 수요일 수업이 끝나고, 며칠 동안 벌칙을 받은 친구들이 모여 어학실 청소를 하였다. 나는 사회 숙제를 실수로 엉뚱하게 다른 것을 해간 데 대한 벌칙으로 청소 팀에 끼었다. 마침 내일은 우리 학교와 형제 학교를 맺은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어떤 어른들이 어학실을 방문하는 날이기도 하다. 몇몇 친구들이 걸레를 빨아오는 동안, 나는 남은 친구들과 함께 교실 바닥을 비로 쓸었다. 한 친구가 "야, 여기 왜 이렇게 더럽냐? 우리 오늘 청소 좀 깨끗이 해야 되겠다!" 하고 말하자마자 모두 힘을 내어 구석구석 열심히 쓸었더니, "쓰삭, 쓰으으삭~" 하는 비질 소리가 어학실 안을 바람 소리처럼 가득 메웠다. 그런데 어학실 마룻바닥이 무슨 검은색 물감을 한바탕 뿌려놓은 듯이 군데군데 더러워서 아무리 ..
2008.05.23 -
회장 선거
2008.03.06 목요일 나는 오늘 있었던 회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떨어질 땐 마음이 아팠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지금은 덤덤하다. 사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과연 나에게 몇 명이나 투표 해줄까였다. 나는 아이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으며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투표수로 가늠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길은 내게 너무 멀었다. 반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6명의 후보가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 나는 그 안에도 끼지 못하였다. 후보 중에서 남자 3명, 여자 2명이 채워졌을 때, 남은 여자 후보 1명을 남기고 내가 예은이를 추천 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6명이 다 차자, 선생님께서 이 중에 혹시 기권할 후보 없느냐고 물어보셨다. 그러자 남자 후보 1명이 손을..
2008.03.08 -
2007.07.23 방학식
2007.07.23 월요일 오늘은 1학기의 마지막 날, 그러니까 방학식이다. 아이들은 방학 때 무얼 할 거라고 모여서 수다를 떨기도 하였다. 또 "만세!" 하고 소리치는 아이도 있었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이번 1학기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1학기 초반에는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서미순 임시 선생님에게 혼나고 지적도 자주 받고, 심지어 반성하라는 뜻에서 맨 앞 자리에 앉기도 하고 반성문까지 썼지만, 서미순 선생님이 가시고 박영은 선생님이 오셨을 때 태세가 바뀌었다. 지각을 해서 청소는 좀 하였지만 거의 지적이나 경고는 받지 않았다. 나는 노력했다. 서미순 선생님 계셨을 때, 잘못한 것들을 고치려고. 그리고 다시는 어리석은 후회는 하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하는데 방학이 와 버렸다. 방학식 방송이 시작..
2007.07.23 -
2007.03.15 새 책상
2007.03.15 목요일 영우와 나는 저녁을 먹고 들뜬 마음으로 주문한 새 책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쓰던 책상과 책장이 너무 낡아져서 아빠가 영우 것과 함께 새 책상을 주문하셨는데 오늘 오기로 한 것이다. 내가 쓰던 책상은 책장이 옆에 있어 책을 꺼내고 꽂기가 불편했는데, 새 책상은 책꽂이가 바로 앞에 놓여 있어서 책을 꺼내기가 쉽게 돼있다. 나는 봄방학 끝날 때 쯤 아빠와 함께 가구점에서 이 책상을 만났는데, 마음에 쏘옥 들어서 기다리고 기다려왔다. 그런데 밤 9시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고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엄마 청소도 돕고 아빠가 낡은 책상을 옮기는 것도 도우며 기다렸는데, 10시가 거의 다 되어 가는데도 안오는 것이다. 게다가 잠이 슬슬 오기 시작했다. 엄마는 먼저 자라고 하셨지만 영우와..
2007.03.15 -
2006.05.24 도서 바자회
2006.05.24 수요일 5교시 특강 수업이 끝나고 나는 도서 바자회가 열리는 과학실로 쿵탕 쿵탕 뛰어갔다. 왜냐하면 바자회 책을 사러 엄마랑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과학실에 들어가자 한 손으론 책을 들고 한 손으론 내게 손을 흔드는 우리 엄마가 보였다. 나는 '내가 더 빨리 올려고 했는데 아까워라.'했다. 엄마와 나는 천천히 책을 함께 골랐다. 나는 작가들이 쓴 상상력이 넘치는 동화가 끌렸고 엄마는 과학 지식에 관한 책을 추천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골고루 섞어 4권을 샀다. '마시멜로 이야기, '파브루 곤충기,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아빠의 몸을 청소한 키모.' 이렇게 4권을 사서 봉투에 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을 가슴에 안고 돌아오는 공원길에 꽃잎들이 내가 왕이라도 되는듯 반갑게 ..
200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