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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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실 가는 길
2010.06.25 금요일 2교시 쉬는 시간, 교탁에 앉은 선생님과 앞줄에 앉은 경훈이가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다가가 보았다. 그런데 경훈이가 돌아서서 나에게 "상우야, 마침 잘됐다. 너도 학습부지? 나하고 같이 가자!" 나는 짐작하였다. 바로 다음 시간이 과학 시간인데, 과학 시간에 쓸 실험도구를 가져오라는 선생님의 부탁이 있으셨던 것이다. 나는 '이번엔 무슨 실험을 할까?' 궁금해하면서 경훈이를 뚱깃뚱깃 따라나섰다. 우리 반에서 과학실로 가는 길은 꽤 멀다. 과학실은 우리 반에서 또르르르~ 계단을 두 층 내려가, 후관 복도를 가로질러서 별관 복도도 가로지르고, 또르르르~ 본관 복도 끝에 있다. 나는 계단과 복도를 미끄럼 질 치며 여행하는 것처럼 길을 나섰다. 가는 동안 경훈이가 "이번엔 전..
2010.06.26 -
눈 내리는 점심 시간
2009.12.08 화요일 4교시 과학 시간이 끝나고, 현국이와 학교생활 이야기를 하며 교실 뒤를 나란히 어슬렁어슬렁 걷는데, 갑자기 현국이가 "눈이다~!" 하며 창문 쪽으로 푸두두닥~ 뛰어갔다. 뛰어가면서도 "눈이다!" 하는 현국이의 짧고 큰 외마디가, 벌써 내 눈을 시원하게 깨우는 것 같았다. 나도 몇 분 전부터 공기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하늘에서 눈이 퐁야퐁야 내리고 있다. 나도 창문으로 달려가 "나도 좀 보자!" 하고 현국이를 밀어내고, 창밖을 바라보며 "후아아~!"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사탕에 개미가 꼬이듯 바글바글 창 앞으로 모여, "진짜 눈 와?", "와! 눈이다아~! 눈이야아~!" 외쳤다. 눈은 촘촘하게 짜진 그물처럼, 엄마가 나물 위에 뿌리는 깨처..
2009.12.09 -
작은 별
2007.12.17 월요일 3교시 음악 시간이 되었다. 처음엔 라는 노래를 몇 번 합창한 다음, 서 미순 선생님께서 오늘은 을 하겠다고 하셨다. 그게 뭐냐면, 라는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선생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을 클릭한다. 그러면 노래 제목이 쫘르르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클릭하시는 노래 전주를 들어보고,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면 된다. 대신에 한 번 불렀던 사람은 다음 노래 때 또 일어서도 되지만, 아직 안 부른 사람이 일어서면 양보해야 한다. 노래가 시작하자 처음엔 주로 승호와 가람이가 불렀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흥이 나면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나만의 율동을 만들어 움직였다. 나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내키질 않았다. 왜냐하면, 노래..
2007.12.17 -
2007.10.15 시험 그 후
2007.10.15 월요일 학교에서 지난 주 금요일 보았던 중간 고사 시험지를 돌려 받고 선생님과 함께 하나 하나 문제를 다시 풀어 보았다. 그것도 2교시부터 3, 4교시에 걸쳐서 꼼꼼하게 풀어 보았다. 매번 시험을 볼 때마다 알게 되는 것은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궁금해진다. 이 세상 모든 문제에는 시험처럼 답이 있는 걸까? 나는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답이 없으면 문제도 존재할 수 없을테니까. 이 세상은 밤과 낮, 알파와 오메가,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무언가 반대되는 것들이 서로 들어맞아 가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궁금한 것이 수 천, 아니 수 만 가지다.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앞으로도 나는 수 많은 시험을 치르게 되겠지! 그러나 내 ..
2007.10.15 -
2007.10.13 워터피아에서 미아 되기
2007.10.13 토요일 부천 는 크게 유수풀과 파도풀로 나뉘었다. 들어서자마자 한 가운데에 말 그대로 파도처럼 물결치는 파도풀이 거대한 해변처럼 넘실넘실 펼쳐져 있었고, 파도풀 양 옆으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온 것처럼 유수풀이 이어져 있었다. 파도풀을 보자마자 영우와 나는 준비 체조도 잊은 채, 자석에 끌려가듯 파도풀 속으로 텀벙 뛰어들었다. 나는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다가 내친 김에 유수풀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튜브를 끼고 철퍼덕 철퍼덕 정신없이 헤엄쳐 가는데, 뒤에서 엄마와 영우가 "상우야! 같이 가! 너만 혼자 가면 어떡해?", "형아! 나랑 같이 가!" 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는 나에게 영우를 맡기고 먼저 한 바퀴 돌고 있으라고 하고는 아빠에게로 가셨다. 그래서 영우와..
2007.10.13 -
2007.04.09 자석 장난감 만들기
2007.04.09 월요일 2교시 과학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자석으로 장난감을 만들었다. 어떻게 만드는 것이었냐면 선생님이 나누어 주는 종이에다 자기가 그리고 싶은 동물이나 곤충을 그리고, 다 그렸으면 선생님한테 가지고 가서 "다 됐어요, 선생님." 하고 말하면 "너무 크다, 작다." 이렇게 말씀을 하여 주시거나, 중간 부분에 꽃핀을 꽂아 주신다. 그러면 자기 자리로 돌아 가서 통과 못한 사람은 고치거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통과를 한 사람은 꽃핀에다 실을 묶거나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서 실의 끝자락을 자기 책상에 또 한번 테이프로 붙이면 완성! 가지고 노는 법은 각자 가져 온 자석으로 꽃핀을 붙인데에 갖다 대서 붙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선생님이 만든 것처럼 자석에 완전히 붙으면 안되고,..
2007.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