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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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기를 기다리며
2016.01.28 목요일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끝이 없는 바다를 바로 코앞에 마주하고 있으니, 모든 어지러운 생각이 해안가에 부서지는 파도 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날씨가 흐려 일출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아침 7시, 내게는 방학 내내 일어나 보지 못했던 시간이건만, 여행지에 와서 일출을 볼 생각에 자연스레 눈이 깼다. 다시 누워서 더 자고 싶었다. 그러기로 했다. 뜨는 해를 보는 기대감도, 뜨는 해와 같이 부지런한 사람이 되겠다는 계획도, 모두 이불속에 묻고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퍼뜩 생각지도 못한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생각을 어지럽게 한다. 방학하기 얼마 전 체육시간, 1학년 아이들과 축구를 하던 날, 축구실력이 출중하고 부담스럽도록..
2016.01.30 -
중간고사를 마치고
2008.10.17 금요일 드디어 중간고사가 끝났다. 묵은 때를 벗겨 낸 듯 개운하고 뿌듯하다. 오늘 시험은 물살이 빠른 강물을 스스로 잘 헤쳐나온 것 같았다. 왜냐하면, 문제를 풀면서 앞으로 나가는 게 헤엄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주 전부터 나는 중간고사를 '달빛강'이라고 상상하고, 중간고사 준비는 '달빛강'에 도착하기 위한 모험과 계획이라고 상상했다. 내가 '달빛강'에 무사히 도착하면, '달빛강'으로 열심히 달려온 또 다른 친구들과 만나게 될 것이고, 그들과 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나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상상하며 나는 중간고사 준비에 들어갔다. 국어 과목에서는 토론하는 방법을 재밌게 공부했는데, 그동안 토론을 막연히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토론에는 주제가 필요하고, 찬성과 ..
200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