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73)
-
동생과 샤워를!
2010.07.06 화요일 영우랑 나는 학교 끝나고 나서, 두 시간 쯤 축구를 하고 놀았다. 우리 몸은 사우나 안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었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벌레가 허물을 벗듯이, 옷을 홀딱 벗고 샤워부스 안에 들어갔다. 나는 먼저 샤워기를 높은데다가 고정하고, 물을 틀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폭포처럼 떨어졌다. 우리는 잡혔다가 풀려난 물고기처럼 몸을 닿는 대로 적시고, 입안에도 떨어지는 물을 한 움큼 물고, "가가가각~!" 한 다음에 풉~ 뱉어내었다. 나는 더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싶어 수도꼭지를 오른쪽으로 돌렸는데, 영우는 "우게겍~!" 하면서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었다. 할 수 없이 미지근한 물로 온도를 맞추었다. 나는 이번엔 샤워기를 들고 얼굴부터 물을 맞고, 한 바..
2010.07.07 -
머리 깎는 날
2010.06 15 화요일 나는 평소에 머리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머리카락이 어깨에 올때까지 기르겠다고 언제나 아빠, 엄마에게 벼르듯이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길러서 어디에 쓰지? 더 덥기만 하고. 껌이 달라붙을 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내가 도대체 왜 머리를 기르자고 고집했을까?' 예전에 나는 머리를 기른 사람 중에, 멋진 사람을 몇몇 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꼭 머리를 길러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대머리여도 멋있는 사람이 있듯이! 그래서 바람도 맞을 겸, 내킨 김에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우리 자전거 타고, 머리 자르러가요!"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 아빠가 강제로 끌고가지 않으면, 절대 머리를 자른다고 스스로 말한..
2010.06.16 -
나로호야! 용기를 잃지 마!
2010.06.10 목요일 나는 오늘 엄마가 전화로 말해주기 전까지는, 나로호가 발사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밖에서 놀던 중, 엄마에게 휴대전화가 왔다. "10분 뒤에 TV에서 나로호가 발사한다는데 보지 않을래?" 사실 나는 나로호, 처음 발사할 때부터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상하게도, 이번 재발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이 엉켜버린 국수처럼 밀려왔다. 결국, 발사 4분 전 집에 부랴부랴 자전거를 끌고 헉헉거리면서 들어왔다. 엄마는 나로호 발사가 생중계되는 TV를 켜놓고, 작은 식탁을 펴서 냉면을 차려놓고 계셨다. 냉면을 먹는 동안, 4분이라는 시간은 참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발사 전, 3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나는 입안에 ..
2010.06.11 -
엄마보다 커버린 나
2010.06.08 화요일 학교 갔다 와서 샤워한 뒤, 옷을 입고 드라이를 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엄마가 키를 재보자고 내 옆에 서보셨다. 화장대 거울에, 나와 내 옆에선 엄마의 모습이 나란히 비추어졌다. 나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나와 엄마의 키가 비슷비슷했었다. 때로는 엄마가 키높이 신발을 신으셔서 잘 느끼지 못했는데, 거울로 보니 어느새 내 키가 엄마보다 훌쩍 더 커 있었다. 5학년 때만 해도 엄마보다 작았던 나는, 이런 날이 올 줄 상상하지 못하였다. 아니,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네 살인가, 다섯 살인가? 할인마트에서 엄마를 잃어버려, 미아보호소에서 방송을 하고 기다리고 있을 때, 엄마가 달려오셨다. 그때 고개 숙여 나를 안아주던 엄마는 정말로 커 보였다. 그래서 언제나 엄마..
2010.06.09 -
목욕탕에서
2010.04.11 일요일 찰방! 첨덩! 내가 물과 처음 접촉했을 때 난 소리였다. 나는 점점 더 물속으로 다가가서 온몸을 담갔다. 순식간에 시원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왔다. 오늘은 아침부터 몸이 계속 좋지 않고, 물만 마셔도 토를 하였다. 하지만, 힘을 내어 가족과 함께 '용암천' 목욕탕으로 목욕을 왔다. 그 목욕탕은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커다란 수영장이 딸려 있었는데, 오랜만에 시원한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니, 내 몸이 물에 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이런 기분을 느껴본다. 나는 온몸에 힘을 빼고 뒤로 넘어가듯, 철퍼덕~ 소리와 함께 몸을 일자로 하고 누웠다. 물 위에 둥둥 떠있으니 꼭 하늘 위에 떠있는 것 같다. 내 몸을 받치는 물은 시원했고, 꼭 침대처럼 부드..
2010.04.13 -
발로 수업을!
2010.04.02 금요일 학교를 절반쯤 왔는데,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아버지라고 찍혀 있었다. '이 시간에 아빠가 웬일이지?' 그런데 뜻밖에 엄마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예요? 엄마?", "아이구, 우리 털핑한 상우! 어떡하지? 실내화 가방을 놓고 갔어!" 나는 순간 두 손이 홀가분한 것을 느꼈다. 나는 '역시 시작부터 너무 잘나간다 했어. 오늘따라 왠지 아침이 이상하게 가볍더라니!'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망설였다. "엄마, 죄송하지만 엄마가 이리로 실내화 가방을 가지고 오시면 안될까요? 기다릴게요.", "아니야, 니가 먼저 학교에 들러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집에 와서 실내화를 가져가렴!" 나는 지각을 할 것 같아 학교에 양말만 신고서 들어가기로 마..
2010.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