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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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녹이는 아이스 홍시
2008.06.16 월요일 4교시 수업 시간이 끝나고, 급식을 먹기 전 청소하는 도중에, 우리 반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지?'하고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보았다. 오늘 나오는 급식에 아이스 홍시가 나온다는 거였다. 아이스 홍시?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나는 아이들이 그렇게 설레어 하는 아이스 홍시 맛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급식을 받아보니, 아이스 홍시는 투명한 플라스틱 그릇에 오목하게 담겨 있었다. 토마토처럼 붉은색이었고, 탱탱한 모양에서 서리처럼 하얗게 차가운 기운이 샤아아 뿜어져 나왔다. 나는 젓가락으로 요놈을 콕 찔러 들어 올려서 한입 '스읍' 베어 물었다. 입 안에서 차가운 눈을 먹는 것처럼 사르르 녹아들더니, 온몸이 찌릿찌릿해져서 나는 "오오우!" ..
2008.06.18 -
눈싸움
2008.01.12 토요일 나는 아침부터 마음이 급했다. 어제 내린 눈이 그 사이에 녹아서 눈싸움도 못하고 눈사람도 못 만들면 어쩌나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자마자 공원으로 달려나갔는데, 눈이 다 풀밭으로 스며들어 아이스크림 녹은 것처럼 스믈스믈거렸다. 영우와 나는 울상이 되었다. 아빠가 "서오릉으로 가자! 서삼릉은 분명 사람들이 많을 테고, 서오릉은 아직 눈이 한창일 거야!" 하셨다. 과연 서오릉에 들어서니, 하얀 눈이 미끄러운 카페트처럼 펼쳐져 있고, 어떤 데는 발이 푹 빠지도록 깊었다. 우리는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눈을 굴려 몸통을 만들고, 영우가 머리를 얹어 붙이고, 주위에서 이것저것 재료를 찾아다가 꾸몄다. 내가 마른 솔잎 가지들..
2008.01.12 -
2006.08.02 토스트 아저씨
2006.08.02 수요일 나는 아침 산책을 하다가 공원 입구에서 토스트 파는 트럭을 발견하였다. 마침 배가 고파서 햄치즈 토스트를 주문하였다. 그러자 토스트 아저씨는 네모난 철판 위에 빵을 얹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뒤집었다. 햄 두 겹을 빵 사이에 끼우고 그 밑에는 양상추를 깔고 위에는 치즈를 얹어 주었다. 토스트를 만들고 있는 아저씨의 얼굴에는 폭포처럼 땀이 흘러 내렸다. '이런 더운 여름에는 토스트 장사보다 아이스크림 장사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