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5)
-
첫 승리다!
2010.07.21 수요일 우리 반 선생님은 한 학기가 끝나가도록, 체육 시간에 축구보다는 줄넘기를 더 많이 시키셨다. 우리는 특히 월드컵 때문에 축구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체육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축구시합을 하는 반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장장 2교시 동안, 1반과 4반과 번갈아가며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반은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별로 없어서 축구는 꼴찌였다. 그런데 1반은 몹시 어려운 상대다. 체육 잘하는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뭉친 반! 1반과는 딱 2번 축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1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처음에는 1반이 앞서는가 했다. 1반은 경기..
2010.07.24 -
16강! 꿈을 꾸는 우리나라!
2010.06.23 수요일 나는 밤새 월드컵을 보느라 잠을 자지 않고, 학교에 갔다. 학교 가는 길은 온통 월드컵 얘기로 꽃을 피웠고, 참새는 짹째글~, 까마귀는 깍까각~ 더 들떠 울었다. 우글우글 좁은 지하철 안 같은 아이들의 행렬에서는, "어제 나이지리아전에서...", "16강에서 우루과이...", "박주영이 불꽃 슛을..." 하는 소리가 넘쳐났다. 그리고 그 장단에 맞추어 날씨도 해가 쨍쨍하면서 끝내주었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8강이다!" 하고 칠판에 써놓으셨다. 우리 반에서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더 떠들썩했다. 특히 박주영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박주영 선수는 이번 멋진 프리킥으로, 지난번 경기에 설욕을 완전히 씻었다. 아니 완전히 영웅이 되었다. 비록 비기기는 했..
2010.06.24 -
박주영 아저씨, 괜찮아요!
2010.06.18 금요일 오늘 아침은, 등교길에서부터 온통 월드컵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난 번 우리나라가 그리스 전에서 이겼을 때처럼, 승리의 기쁨에 취해서 신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 진짜! 어제, 진짜 빡치더라!", "그러 게, 선취골이 중요하다고 했잖아! 박주영, 팀에서 빼 버려! 자책골이나 넣고!" 아이들은 하나같이 국가대표 축구 선수나 되는 듯이, 인상을 쓰며 짜증난다는 투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패배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은 한결같이 "야, 어제 월드컵에서 박주영이...", "차라리 게 빼고, 우리 반 인환이나 우형이를 넣는게 더 낫겠다!" 하는 소리로 입을 모았다. 게다가 한술 더 떠, 광석이는 "드디어 우리의 대표 공격수 박주영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드컵 첫..
2010.06.19 -
순수 퀴즈를 즐겨요!
2009.11.02 월요일 6교시 실과 시간에 재미있는 퀴즈 놀이를 했다. 선생님께서 "자, 이 퀴즈는 7살, 8살 어린이들이 문제를 낸 것인데 문제를 맞추는 열쇠는, 여러분의 관점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TV 화면 하얀색 바탕에 라는 예쁜 파란색 글자가 둥~ 떠올랐다. 나는 왠지 그 글자가 마음에 들었다. "먼저 손을 들고 자기 이름을 크게 부르는 사람에게 맞출 기회를 줄게요. 개인이 얻은 점수는 그 모둠의 점수가 됩니다!" 하며 선생님이 칠판 중간에 분필로 모둠 점수판을 차례차례 똑 또 뚝 써넣으셨다. 첫 번째 문제는 '이것은 쓸 때마다 인사를 해요!'였다. "저거 뭔 줄 알겠어?", "나도 몰라~." 문제가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난리가..
2009.11.05 -
놀랍다 윈도우7! 멋지다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마지막회
2009.10.22 목요일 무대 한가운데 거대한 스크린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무늬와 Windows7 이라는 글자가 바닷물이 찰랑찰랑 움직이는 것처럼, 단조롭게 흔들리며 나타났다. 그걸 보니 내가 전에 과학관에서 해보았던 블랙홀 체험처럼, 꿈처럼 몽롱하고 묘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나는 한 묶음의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상상에 잠겼다가, 쯔즈즉~ 하는 카메라 소리에 놀라 헙~! 하고 깨어났다. 갑자기 내 옆에 거대한 카메라를 멘 블로거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너, 혼자 왔니?", "네, 혼자 왔어요.", "그래? 어디에서 여기까지 왔니?", "양주에서 왔어요." 아저씨는 이제 막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람처럼 젊고 기운이 넘쳐 보였다. 아저씨는 놀랐다는 듯이 오~ 하며 계속 물었다. "너, 블..
200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