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리다!
2010. 7. 24. 14:35ㆍ일기
<첫 승리다!>
2010.07.21 수요일
우리 반 선생님은 한 학기가 끝나가도록, 체육 시간에 축구보다는 줄넘기를 더 많이 시키셨다. 우리는 특히 월드컵 때문에 축구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체육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축구시합을 하는 반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장장 2교시 동안, 1반과 4반과 번갈아가며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반은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별로 없어서 축구는 꼴찌였다.
그런데 1반은 몹시 어려운 상대다. 체육 잘하는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뭉친 반! 1반과는 딱 2번 축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1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처음에는 1반이 앞서는가 했다. 1반은 경기 내내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그래도 우리 반은 1골을 처음으로 넣으며 사기가 올랐고, 1반이 옛날처럼 압도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 반에게 1골은 큰 의미가 있었다. 1반과의 시합은 3대 1로 졌지만, 이제는 모두 주눅이 든 기세가 없어졌다. 특히 내가 끼어 있고 가장 약했던 수비진들이 힘을 모아 열심히 뛰어서, 기세가 높아진 우리는 "4반이랑 할 때는 꼭 이기자!" 하며, 3교시 중간 수업 시간에도 눈으로 화이팅을 주고받았다.
3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리고, 담임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는 우루루~ 일어서서 운동장으로 한 무리의 소떼처럼 돌격하기 시작했다. 먼저 와 있던 4반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양주 유소년 축구단에 다니는 4반의 메시라고 불리는 준철이는,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 우리 반에게 입을 한쪽으로 치켜올리며 "우~" 야유를 퍼부었다. 게다가 준철이는 "쪽쪽 빨아먹어 주마!" 하며 이기적거렸다.
경기가 시작되자, 우리 반은 준철이가 공을 잡을 때마다, 우르르~ 달려들어 막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역전되어 4반 골대 앞에서만 계속 공이 오갔다. 그런데 준철이가 공을 재빠르게 빼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파해오기 시작했다. 미처 뭉쳐 있지 못한 우리 수비진은 당황했고, 수비수 다섯 명 정도를 재낀 준철이는 그 공을 골로 연결했다. 맥이 쫙 빠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끝내기 3분 직전에 선우가 기회를 잡아 몸을 날려서 골을 넣고 뒤로 넘어졌다. 그렇게 무승부로 시합이 끝났는데, 4반 선생님께서 승부차기를 제안하셨다. 우리 반은 팔짝팔짝 뛰고, 마침 피구 시합을 하고 온 여자애들이 골대 옆에 한 줄로 서서 모여앉아 응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규형이의 슛은 골대를 뒤흔들었다. 골키퍼인 규형이는 골대로 돌아가, 4반이 찬 공을 시원하게 막았다.
우리 반 선우도 시원하게 넣었다. 4반도 들어갔다. 우리 반 지호는 못 넣었다. 4반도 넣지 못했다. 은철이는 성공, 4반도 또 성공! 민재는 크게 비켜 나가 실패했고, 4반의 마지막 선수도 못 넣었다. 결국, 우리반은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이겨, 1학기 마지막 체육 시간을 첫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우리는 아까 4반이 했을때 처럼 비웃지 않고, 승리의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가는데, 단, 준철이가 맥이 빠져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땐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킥킥 웃었다.
2010.07.21 수요일
우리 반 선생님은 한 학기가 끝나가도록, 체육 시간에 축구보다는 줄넘기를 더 많이 시키셨다. 우리는 특히 월드컵 때문에 축구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체육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축구시합을 하는 반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장장 2교시 동안, 1반과 4반과 번갈아가며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반은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별로 없어서 축구는 꼴찌였다.
그런데 1반은 몹시 어려운 상대다. 체육 잘하는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뭉친 반! 1반과는 딱 2번 축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1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처음에는 1반이 앞서는가 했다. 1반은 경기 내내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그래도 우리 반은 1골을 처음으로 넣으며 사기가 올랐고, 1반이 옛날처럼 압도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 반에게 1골은 큰 의미가 있었다. 1반과의 시합은 3대 1로 졌지만, 이제는 모두 주눅이 든 기세가 없어졌다. 특히 내가 끼어 있고 가장 약했던 수비진들이 힘을 모아 열심히 뛰어서, 기세가 높아진 우리는 "4반이랑 할 때는 꼭 이기자!" 하며, 3교시 중간 수업 시간에도 눈으로 화이팅을 주고받았다.
3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리고, 담임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는 우루루~ 일어서서 운동장으로 한 무리의 소떼처럼 돌격하기 시작했다. 먼저 와 있던 4반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양주 유소년 축구단에 다니는 4반의 메시라고 불리는 준철이는,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 우리 반에게 입을 한쪽으로 치켜올리며 "우~" 야유를 퍼부었다. 게다가 준철이는 "쪽쪽 빨아먹어 주마!" 하며 이기적거렸다.
경기가 시작되자, 우리 반은 준철이가 공을 잡을 때마다, 우르르~ 달려들어 막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역전되어 4반 골대 앞에서만 계속 공이 오갔다. 그런데 준철이가 공을 재빠르게 빼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파해오기 시작했다. 미처 뭉쳐 있지 못한 우리 수비진은 당황했고, 수비수 다섯 명 정도를 재낀 준철이는 그 공을 골로 연결했다. 맥이 쫙 빠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끝내기 3분 직전에 선우가 기회를 잡아 몸을 날려서 골을 넣고 뒤로 넘어졌다. 그렇게 무승부로 시합이 끝났는데, 4반 선생님께서 승부차기를 제안하셨다. 우리 반은 팔짝팔짝 뛰고, 마침 피구 시합을 하고 온 여자애들이 골대 옆에 한 줄로 서서 모여앉아 응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규형이의 슛은 골대를 뒤흔들었다. 골키퍼인 규형이는 골대로 돌아가, 4반이 찬 공을 시원하게 막았다.
우리 반 선우도 시원하게 넣었다. 4반도 들어갔다. 우리 반 지호는 못 넣었다. 4반도 넣지 못했다. 은철이는 성공, 4반도 또 성공! 민재는 크게 비켜 나가 실패했고, 4반의 마지막 선수도 못 넣었다. 결국, 우리반은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이겨, 1학기 마지막 체육 시간을 첫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우리는 아까 4반이 했을때 처럼 비웃지 않고, 승리의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가는데, 단, 준철이가 맥이 빠져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땐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킥킥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