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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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를 해부하다!
2011.07.11 월요일 쿡쿡~ 하고 개구리를 손가락으로 건드려 보았지만, 정말 죽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얼마전까지 마취되지 않으려고 바둥바둥 발버둥치던 개구리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늘어져 있으니 생물이 아니라 그냥 인형 같았다. 오늘 3,4교시 과학 시간은, 지난주에 하기로 했다가 1주일이나 미루었던 개구리 해부 실험을 하는 날이다. 아침에는 죽지도 않은 것을 잔인하게 해부한다고 생각하니 수업을 빠질까 고민스러웠는데, 막상 실험 가운을 입고 고무장갑에 마스크까지 완벽 무장을 하니 오히려 왠지 모를 긴장감이 들었다. 실험은 마취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개구리를 바글바글 담은 상자를, 마취 에탄올이 가득 든 유리 솥까지 옮겨갈 때부터 난리가 났다. 개구리가 황소개구리여서 큰 것은 힘이 ..
2011.07.12 -
벌아, 쏘지 마!
2009.09.26 토요일 우리 가족은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분재 공원에서 산책했다. 막 분재로 꾸며진 비닐하우스를 구경하고 나올 무렵이었다. 코스모스가 잔뜩 피어 있는 정원에서, 돌탑을 기지 삼아 영우랑 지구 정복 놀이를 하며 뛰놀다가 엄마, 아빠를 뒤쫓아 가려는데, 갑자기 큰 벌 하나가 내 주위를 붕붕 돌다 사라졌다. 나는 순간 놀랐다가 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오른쪽 목 뒷쪽이 간지러우면서 뭔가 척~ 붙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하며 온몸이 떨렸다. 나는 뒷목에, 물컵에 맺힌 물방울 같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돌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단지 끌껍 끽~ 침을 반 정도만 삼키며, 두 눈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렸다. 그리고 머릿속엔 끔찍한 기억이 ..
2009.09.28 -
회는 무슨 맛일까?
2009.03.28 토요일 오늘 우리 가족은 서울에서, 아빠 친구 가족들과 모임을 했다. 오랜만에 대구에서 오신 동규 아저씨 가족을 환영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특히 동규 아저씨와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아줌마는, 내 블로그를 많이 칭찬해주셨다. 우리는 처음에 고깃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으려 했다. 그러나 고깃집에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럽고 연기가 부글부글 나서 아기에게 안 좋겠다고, 지하에 있는 횟집으로 발을 돌렸다. 지하상가는 무지 썰렁했고, 횟집도 조금 허름해 보이고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가 우르르 들어가니 횟집이 꽉 찼고 주인아줌마의 동작이 빨라졌다. 난 회를 별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내키지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따라 들어갔다. 상을 붙이고 방석을 깔고 아빠는 아빠 친구들과 모여 앉고, 엄마는..
200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