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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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에서 선생님을 만나다!
2010.08.30 월요일 나는 덜컹거리는 동두천행 지하철에 올라탈 때까지도, 오늘이 개학날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만약에 어제 석희가 전화로 오늘이 개학날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이불 속에서 뒹굴고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이제 막 떠오른 태양이 가물가물한 내 눈 속으로 파고들었고, 컴퓨터에 전원이 들어오듯이 나는 깨어났다. 영어 단어 책을 꺼내어 읽다 보니, 어느새 나는 양주역에 와 있었다. 7시 50분! 그새 푸르러진 하늘과 구름을 탁 뚫고 나오는 태양,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이제 막 활기차게 돌아가는 아침의 냄새를 맡으며 나는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역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긴 버스 무리..
2010.08.31 -
첫 승리다!
2010.07.21 수요일 우리 반 선생님은 한 학기가 끝나가도록, 체육 시간에 축구보다는 줄넘기를 더 많이 시키셨다. 우리는 특히 월드컵 때문에 축구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체육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축구시합을 하는 반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장장 2교시 동안, 1반과 4반과 번갈아가며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반은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별로 없어서 축구는 꼴찌였다. 그런데 1반은 몹시 어려운 상대다. 체육 잘하는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뭉친 반! 1반과는 딱 2번 축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1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처음에는 1반이 앞서는가 했다. 1반은 경기..
2010.07.24 -
영광의 줄다리기
2010.05.13 목요일 6교시 합체 시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교실 뒤에 줄을 서서, 운동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오늘은 줄다리기를 할 거예요!"라고 예고해 주셨다. 그러자 순식간에 아이들 입에서는 "아~"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치 분위기가 부풀어지다가 가라앉아버려 김이 빠진 빵처럼! 우리 반은 언제나 줄다리기를 하면, 5등 아니면 꼴찌를 하였기 때문이다. 운동장에 나가서 6학년 4반과 대결한다는 소리를 듣고도, 여전히 김빠진 사이다처럼 시큰둥하였다. 경훈이는 벌써부터 "졌어, 졌네~" 하였다. 우리 반과 4반의 차례가 되었다. 여기서 이기면 준결승에 나갈 수 있다. 나는 키가 큰 아이들과 앞에 있어선지, 긴장되기는 마찬가지고! 징소리가 "댕엥~" 울리고 일제히 모든..
2010.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