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계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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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의 모험
2010.05.28 금요일 지금 나는 불국사 입구에 있다. 두 개의 큰 돌계단이 왼쪽과 오른쪽에 버티고 있고, 계단 꼭대기 위로 거대한 절 문이 보이는 곳에, 경훈이와 은철이랑 같이 서 있다. 2박 3일 수학여행의 절정! 교과서에서 상상만 하던 그곳에 지금 와 있는 것이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가지고 고개를 휙휙 돌리면서, "드디어 불국사다! 길 안 잃어버리게 조심해야겠는 걸!" 하고 말했다. 그러자 경훈이도 막막한 듯이 "그래, 정말 넓다!" 했다. 그런데 불국사 계단은 올라갈 수가 없다. 이것은 국보 21호, 22호로 지정된, 연화교, 칠보교, 청운교, 백운교이다. 교과서에서는 마음껏 다닐 수 있을 것처럼 보였는데, 걸어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초록색 이끼가 낀 튀튀한 느낌의 이 계단이 국보라..
2010.06.01 -
최연소 블로거 나가신다!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1탄
2009.10.22 목요일 저녁 7시 10분쯤, 나는 '멜론 악스'라는 특이한 이름의 공연장 앞에 도착했다. 오늘 여기서 새롭고 혁신적인 인터넷, 윈도우즈7이 출시된 것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는데, 나는 777명의 블로거 중 한 사람으로 초대받아 왔다. 멜론 악스 건물 앞에는, 윈도우7 이라고 새겨진 연두색, 파란색의 거대한 버스 두 대가 공룡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버스 앞 돌계단에 서니, 커다란 유리상자같이 생긴 멜론악스가 한눈에 보였다. 돌계단에는 레드 카펫이 깔렸는데, 이걸 따라 내려가면 1층 접수처에서 행사장 정문까지 이어졌다. 많은 사람이 레드카펫을 따라 한 줄로 쫙 서있었다. 행사에 참석하는 블로거들이 이름표를 받으려고 선 줄이었다. 난 레드카펫이 따뜻하고 폭신해 보여서, 그 위에 누워 뒹굴..
2009.10.24 -
빨간 비가 내리는 언덕
2008.10.19 일요일 오후에 엄마랑 영우와 산책하러 나갔다. 영우가 숙제로 나뭇잎을 모아가야 한다며 아파트 마당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나, 둘 주웠다. 나는 "아! 예쁜 나뭇잎이 많은 곳을 알고 있어! 따라와!"하고는 어제 친구들과 처음 가 보았던 5단지 산책로를 찾아 달려갔다. 우리는 놀이터를 따라 내려와 차들이 달리는 아파트 앞 도로를 건너, 아파트 단지 마지막에 붙어 있는, 509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돌계단을 날듯이 뛰어올라갔다. 잃어버린 보물을 찾기라도 하려는 기세로! 계단을 올라가니 구불구불한 산책로 양옆에 아담한 풀밭이 펼쳐져 있고, 빨간 나뭇잎들이 장미꽃 이파리처럼 여기저기 부슬부슬 떨어져 있었다. 영우는 "우와~! 진짜 색깔이 예쁘다!" 하고 좋아하며 풀밭에 코를 박듯 엎드려 나뭇잎을..
2008.10.21 -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 - 상우 여행일기
2008.04.15 화요일 우리가 도착한 펜션은, 깊숙한 시골 바다 절벽 위에 아찔하게 서 있었다. 펜션 안에는 작고 예쁜 마당이 있고, 마당 벼랑 끝에 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검은색 녹슨 창살 문이 어서 와요! 하고 열려 있었다. 아직 6월이 아니라서, 꽃봉오리는 피지 않고 가시만 잔뜩 붙어 있는 장미 덩굴에 칭칭 둘러싸인 채! 그 문을 조심스럽게 통과하면, 처음에는 평평한 돌계단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소나무 숲을 뚫고 들어가는 울퉁불퉁하고 험한 나무 계단 길이 이어진다. 영우랑 나는 그게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궁금하여 밑으로 계속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영우가 먼저 날쌘 청설모처럼 순식간에 계단을 샥샥 내려갔다. 계단 길은 폭이 좁고 난간도 없이 구불구불 험하게 이어졌다. 계단이 너무 높아 나는 ..
200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