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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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기
2010.03.27 토요일 오늘은 지난번에 병원에 들러서 목감기 때문에 타온 약을 다 먹었는데도, 별로 차도가 없어서 다시 한번 병원에 들렀다. 병원에 들어갔을 때 나는 목이 많이 붓고 열이 났다. 그래서 거의 기절한 듯이 축 늘어져서, 진료 의자에 앉아 선생님 지시대로 입만 벌렸다. 선생님께서는 내 상태를 보시고, "으음, 목이 아직도 많이 부어 있네요. 지난번에 주사를 놓아줄 걸 그랬어요!" 하셨다. 나는 죽은 듯이 있다가 주사라는 말을 듣고, 바늘에 찔릴 듯이 깜짝 놀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설마 주사 맞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손에서 땀이 났다. 하지만, 결국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선생님께서 "오늘 주사 맞고 가십시오!" 하셨다. 나는 가슴이 덜..
2010.03.29 -
급하다 급해!
2009.09.17 목요일 학교 끝나고 돌아올 때 석희가 물었다. "상우야, 아까부터 왜 그렇게 똥 씹은 얼굴이니?", "으응~ 계곡에서 괴물이 나오려고 그러거든!", "그러면 우리 집에서 누고 가!" 나는 차마 석희네 집에서 실례할 수 없어서, 헤헤~ 사양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나를 기다렸던 가족들과 급하게 외출을 하느라, 화장실 가는 걸 잠시 잊어버렸다. 그리고 한 두 시간 쯤 흘렀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갑자기 온몸이 배배꼬이며 배가 꽉 당겨오듯 아팠다. 나는 이예으호~ 이상한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계속 크게 다친 사람처럼 "으아으으!" 하고 탄식하자 가족들은 "상우야, 괜찮니?" 하고 물었다. 나는 "똥이 너무 마려워서 그래요! 아빠, 최대한 빨리 집에 가주세..
2009.09.18 -
흰눈과 쌀죽
2009.01.16 금요일 오늘 아침 나는 눈을 보지 못하였다. 밤새 아파서 끙끙 앓다가, 아침내내 시체처럼 늘어져 잠을 자느라 온 아파트 마당에 하얗게 눈이 온 것도 몰랐다. 나는 눈밭에서 뛰어놀지도 못하고, 뽀드득뽀드득 소금처럼 쌓인 눈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창문 밖을 슬프게 힘없이 바라보아야만 했다. 어젯밤 늦게 배가 고파 고구마를 쉬지 않고 압압압 먹다가, 심하게 체해서 마구 토하고, 밤새 부르르 설사 소리로 화장실 안을 채웠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눈을 붙이지도 못하고, 토를 많이 해서 몸 안에 수분이 다 뽑아져 나간 것처럼 가슴은 활활 타오르고, 머리는 나무 장작 쪼개듯이 아프고... 차라리 기절이라도 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울었다. 사람에게 큰 병이든 작은 병이든 몸속에서 번..
200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