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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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빗소리
2006.07.27 목요일 나는 지금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를 듣고 있다. '후두두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내 마음을 닦아 주는 것 같다. 그동안 내 마음은 힘이 들어 너무 말라 있었다. 축구부에서는 느리다고 욕도 많이 먹고, 날씨는 변덕을 부리고, 집에서는 맨날 동생하고 싸우다 아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화가 많이 쌓였다. 그런데 이 빗소리는 왠지 나의 화를 씻어 주고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왜냐하면 내 눈에서는 빗줄기처럼 시원하게 눈물이 흘러 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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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4 폭우
2006.06.14 수요일 피아노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나는 우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옷이 젖고 있었다. 왜냐하면 내우산도 주위에 있는 나무들을 따라 달리기라도 하는 것 처럼 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새 신발에 발바닥이 차가와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더니 발에 기분이 점점 꿉꿉하고 추워지고 있었다.마치 물이 새고 있는 배 같았다. 나는 내 옷속으로 가슴을 타고 빗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것을 알고 빨리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비는 바지 속으로도 흘러 내렸다.그런데 마지막으로 엄청난 일이 또 일어났다. 집앞에 다와 갈때 물이 흐르는 공원 내리막 길에서 신발이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쿵 찍었다.덕분에 안경은 젖어 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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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3 중간고사
2006.05.23 화요일 수학 시험이 시작되었다. 선생님께서 수학 시험지를 각 모둠 마다 나누어 주셨다. 앞에 있는 사람이 뒤에 있는 사람에게 시험지를 돌렸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내가 선생님께 남은 시험지를 가져다 드렸다. 나는 잔뜩 긴장을 하면서 일번 문제를 풀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하는 방식의 식을 여러 개로 풀어 놓은 식이 있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문제를 중간쯤 풀었을 때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 한 사람은 손 머리하고 있으라고 말이다. 친구들이 다 손 머리를 하자 선생님께서는 점수를 말하셨다. 나는 95점이었다. 100점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2006.05.23 -
2006.04.21 실수
2006.04.21 금요일 우리는 오늘 학교에서 어린이 박물관에 현장 학습을 갔다. 어제까지는 날이 축축하고 흐렸는데 오늘은 박물관 가는 날이라고 하늘이 번쩍 눈을 뜨면서 미칠듯이 쨍쨍쨍 햇볕을 보내 주었다. 고구려 영상관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고구려 영상을 신나게 보고 일어나 걸어 나가는데 어떤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누나가 "아유, 귀엽다. 이 과자 먹을래?" 했다. "아니오" 나는 이렇게 딱 잘라서 거절했다. 그런데 나오면서 무엇인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가방을 놓고 왔던 것이다. 나는 재빨리 영상관에 들어가서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십년 감수 했다는 마음으로.
2006.04.21 -
2006.04.19 토하다
2006.04.19 수요일 나는 장염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과학 특강 시간에 쥬스 실험을 하였다. 그래서 쥬스를 많이 마셔서 한밤중에 쥬스를 다 토해 내었다. 느낌이 끔찍하고 쓰고 독했다. 토한 뒤 내 가슴은 불에 탄 잿더미처럼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기분이 나빴다. 엄마 아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위로해 주고 보살펴 주었다. 나는 다시는 음료수를 억지로 마시지 않기로 맹세코도 결단코도 결심했다.
200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