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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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은 왜 이렇게 넓은 거지?
2010.10.22 금요일 오늘 우리 학교 6학년은,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서울 서대문 형무소와 경복궁에 견학을 오는 날이다. 친구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지만, 나는 도시락을 메고 걸어서 서대문 형무소에 도착했다. '학교를 멀리 다니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 나는 여유롭게 약속 시간에 맞추어 산책하듯 길을 나섰는데, 오늘따라 이른 아침 햇살이 얄밉게 따가웠다. 사직동 터널을 지나니 시야가 트이고, 대번에 독립문 입구가 보였다. "아~ 맑다!"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형무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반 아이들과 만나, 곧바로 서대문 형무소로 들어갔다. 서대문 형무소는 고문을 모형해 놓은 곳이 공사 중이라 빨리 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경복궁으로 이동하였다. 뭐랄까? 언제나 걸어 다..
2010.10.25 -
현장 학습 가는 날
2009.04.24 금요일 나는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학교에서 경기도 용인 민속촌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라, 아침 7시 20분까지 운동장에 모이기로 하였다. 얼마나 설레었는지 가방과 돗자리를 메고 집을 나설 땐, 세상 속으로 빨려드는 것처럼 짜릿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아, 정말 멋진 체험이구나!'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쉬운 점 1. 현장 학습을 갈 때, 버스 안은 내가 너무 큰 건지, 버스 좌석이 작은 건 지, 2시간가량 묶여 있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기가 많아 꿉꿉하고,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완전히 해적선 안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면, 척박한 공사현장과, 우중충한 구름이 습기 가득한 빨래같이 ..
2009.04.27 -
꼭두각시 내 동생
2008.10.29 수요일 오늘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1,3,5학년의 예능 발표회 총연습을 관람하였다. 우리 반은 강당 마지막 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총연습이 시작되었는데도 소란스럽게 떠들어서, 나를 비롯해 5명이 교실로 가서 잠깐 벌을 서고 돌아왔다. 다행히 돌아오자마자, 내 동생 영우가 있는 1학년 국화 반 공연이 시작되려고 했다. 나는 영우가 과연 어떻게 꼭두각시 공연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어 목을 쭉 빼었다. 똑똑딱딱 전주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모두 허리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방글방글 웃었다. 그중에 영우가 가장 크게 웃어서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영우는 두 손으로 얼굴을 박박 문지르는 시늉을 하다가, 옆에 있는 여자 아이에게 몸을 돌려, 얼굴을 가리고 있던 ..
2008.11.03 -
2007.03.31 농구 시합
2007.03.31 토요일 피아노 학원을 다녀와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소년 수련관 옆에 나의 시선을 끌어 당기는 게 있었다. 바로 청소년 수련관 옆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던 형아들이었다. 나는 트랙에 서서 구경하다가 좀 지나자 정식으로 농구장 앞에 있는 풀밭에 앉아 구경하였다. 형들은 정말 프로 선수처럼 민첩하게 움직이고 패스를 해서 골을 넣기도 하였다. 특히 신기한 건, 왼손으로 농구공을 굴려 다리 사이로 들어가게 하여서 뒤쪽에서 나오면, 오른쪽 손으로 굴려서 앞으로 나와서 왼손으로 굴리고 이걸 반복하여서 상대 편이 못빼앗아 가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나는 골을 넣을 때마다, 박수를 치며 더욱 더 열렬하게 관람하였다.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놀랍도록 잘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어쩌면 저 형아들이 자라..
2007.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