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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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님께서 들려주신 강연
2011.07.16 토요일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꿉꿉한 날씨였다. 오후 2시,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제5기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이 있었다. 나는 4기에 이어서 5기로 활동하게 되어, 엄마와 정부중앙청사의 옆문에서 얼쩡거렸다. 노란색 비옷을 입은 경찰 아저씨께서 하늘색 철문을 뒤루루룩~ 열어주셨다. 언제나 그렇듯이 1615호 실에 모여 새로운 기자단들이랑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파워블로거 모과님께서 뒤늦게 들어오셨다. 모과님은 올해 60세이시고, 그동안 교과부 기자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몸이 조금 안 좋아지셨다. 또, 방송 작가 공부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셔서 이번에는 5기에 지원을 안 하셨다. 그러나 3, 4기를 쭉 해오셨고, 블로그 기자단에게선 없어선 안 될 버팀목 같은..
2011.07.19 -
매점 아주머니 덕분에 되새긴 나의 블로그
2011.04.22 금요일 "후우, 하~!" 오늘도 매점에는 학생들이 사탕에 개미 꼬이듯이 모였다. 나도 그중에 먹을 것을 얻으려는 일개미처럼 끼어서, 겨우겨우 카운터 앞까지 도착해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우리 학교 매점은 맛난 것들을 많이 팔아서 점심시간, 학교 끝난 후 할 것 없이, 언제나 사람들로 복작북적거린다. 나는 카운터 앞에 잠시 몸을 기대어 헐떡인 뒤에,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내가 평소에 즐겨 먹는 과자를 사려 하였다. 어떤 선배가 군것질거리를 계산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얘? 너 혹시 상우 아니니?" 하고 물어보셨다. 그 형아는 '웬 상우?'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나는 피식~ 웃음이 얼굴에 번졌다. '진짜 상우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엉뚱한 사람을 ..
2011.04.26 -
풍선껌의 효과
2010.02.09 화요일 난 요새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바로 풍선껌 불기다. 예전에는 껌을 짝짝 씹고 다니면서, 풍선이나 불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량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월의 어느 저녁 작은 슈퍼에서 풍선껌과 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있었다. 나는 영우가 새우깡을 먹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오랜만에 뭐 씹을 거리가 땡기는데~!' 하는 생각으로 슈퍼에 들어갔다. 우리는 우선 슈퍼를 한번 빙 둘러보았다. 하지만, 난 과자에 흥미가 없는 편이라, 딱히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아, 잘 모르겠다! 수학 문제 풀기보다 어렵구나 할 때, 그냥 '부푸러'라는 껌을 보았다. 이상하게 마법의 힘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처럼, 나는 '부푸러'껌을 집었고, 영우가..
2010.02.11 -
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2탄
2009.10.22 목요일 용기를 내어 다시 행사장 안으로 들어온 나는, 계속 흐어어~ 눈이 동그래졌다. 중간 중간 동그랗고 하얀 식탁보가 깔린 음식 테이블도 있었고, 여러 가지 최신 텔레비전, 컴퓨터가 화려하게 진열돼 있었다.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사람, 음료수 잔을 들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 카메라 맨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사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행사장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나는 영화 에 나오는 대령 집의 파티에 몰래 숨어든 아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제일 먼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간 곳은 음식 테이블이었다. 그런데 테이블마다 꽃밭에 벌들이 달라붙은 것처럼, 사람들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치킨..
2009.10.25 -
체온 재는 등교길
2009.09.02 수요일 이른 아침, 학교 길을 나서기 전 들뜬 마음으로 밥을 먹는데, 안내방송 스피커에서 즈지지직, 삥댕도동~ 소리가 나더니, 스피커를 타고 굵고 힘있는 아저씨 목소리가 울렸다. "관리 사무실에서 삼숭초등학교를 대신하여 알려 드립니다! 오늘 9월 2일부터 다시 등교를 합니다! 8시 이전에는 등교를 삼가해 주십시요! 8시부터 선생님 15명이 나와, 등교길 교문 앞에서 체온검사를 실시합니다.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학생은 귀가 처리하도록 하겠으며, 출석으로 처리됩니다. 학교에서는 개인 물티슈를 가지고 다니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합시다!" 나는 아주 기뻤다. 처음 방송이 나올 때는, 휴교 기간이 더 늘어났다는 끔찍한 소식이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
2009.09.04 -
나뭇잎 나라
2007.11.04 일요일 날씨도 좋고 햇빛이 아까워 우리 가족은 물과 김밥과 새우깡을 싸가지고 서둘러 공순영릉으로 갔다. 공순영릉에 가니 많은 가족들이 가을을 느끼려고 우리처럼 나무 냄새도 맡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 공순영릉 안의 산책 길은 노랑, 주황, 갈색, 황금 빛 나뭇잎들이 카페트처럼 촤르르 깔려 있었는데, 어떤 곳은 발이 움푹 빠지도록 쌓여서 혹시 수렁이 아닐까 겁이 나기도 하였다. 겁이 없는 영우는 온 공원 안을 내 세상이다 하고 벼룩이처럼 폴짝 폴짝 뛰어다녔다. 두 팔을 양 옆으로 날개처럼 펼치고 "부엉 부엉!" 외치며 뛰어다니는 영우의 모습이 숲의 왕자처럼 자유로워 보였다. 그 모습이 부러워 아픈 내 신세가 처량하게만 느껴졌고, 피톤 치드라도 마음껏 들이마시자고 코로 ..
200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