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껌의 효과

2010. 2. 11. 09:01일기

<풍선껌의 효과>
2010.02.09 화요일

난 요새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바로 풍선껌 불기다. 예전에는 껌을 짝짝 씹고 다니면서, 풍선이나 불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량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월의 어느 저녁 작은 슈퍼에서 풍선껌과 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있었다. 나는 영우가 새우깡을 먹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오랜만에 뭐 씹을 거리가 땡기는데~!' 하는 생각으로 슈퍼에 들어갔다.

우리는 우선 슈퍼를 한번 빙 둘러보았다. 하지만, 난 과자에 흥미가 없는 편이라, 딱히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아, 잘 모르겠다! 수학 문제 풀기보다 어렵구나 할 때, 그냥 '부푸러'라는 껌을 보았다. 이상하게 마법의 힘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처럼, 나는 '부푸러'껌을 집었고, 영우가 고른 새우깡과 부푸러를 계산대에 올리고 계산을 하였다.

그리고 껌 포장지를 뜯고 비닐에서 껌을 꺼내 입안으로 가져갔다. '으윽~짝' 이게 바로 나와 풍선껌이 만날 때에 나던 소리였다. 단단하고 네모난 껌이 갈라지면서 단물의 맛이 느껴졌고, 딱딱하던 껌이 바스라지면서 부드러운 속살이 나왔다. 나는 그 껌을 계속해서 질겅질겅 씹었다. 정말 물 많고 맛있는 껌이었다. 그리고는 풍선껌 불기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풍선껌을 잘 부는 사람들을 신기해할 정도로, 나는 풍선껌을 전혀 불 줄 모르는 상태였다. 사실 한 번도 불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아빠한테 전해 들은 풍선껌 부는 법과, 껌 부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자세히 생각해보며 똑같이 따라 하려고 애를 썼다. 먼저 껌을 이빨로 잡고 혀를 내밀어 껌이 포장지처럼 혀를 감싸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메롱~ 하듯 츠으으~ 공기를 불어넣었다. 그러자 정말로 풍선이 에드벌륜에 헬륨가스 들어가듯이 부풀어 올랐다. 껌은 자꾸자꾸 커지다가 다시 '폼!' 하고 터졌다. 그때 나는 껌을 씹는 매력에 푹 빠져서 계속 연습을 하였다. 처음에는 작게 불리고 침도 많이 튀겼지만, 껌 부는 기술도 갈수록 좋아졌다. 요즈음에는 보통 내 눈까지 보이도록 크게 불고 침도 안 튀긴다.

그런데 풍선껌 불기가 좋은 이유를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껌을 불때 나 자신도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생각이 들고, 고민 걱정도 함께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껌을 씹을 때는 나의 고민거리와 걱정거리를 씹는다는 생각에 즐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팡' 터지는 그 순간, 그 순간이 즐겁다. '팡!' 얼마나 신선한 소리인가? 가끔 터지면서 껌이 안경에 들러붙기는 하지만, 아마 나의 껌 씹기는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다!

풍선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