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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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4 이상한 개교 기념일
2007.04.04 수요일 오늘은 왠지 이상한 날이다. 어젯밤 나는 심한 감기 기운으로 갑자기 토하느라 잠을 설쳤다. 약을 먹고 간신히 잠 들었는데, 눈을 떠 보니 온 집 안이 대낮처럼 환하고 빈 집처럼 조용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 나는 깜짝 놀라 이런 지각이군 하면서 가방을 찾았다. 그런데 엄마가 현관 옆 방에서 웃으시며 "잘 잤니? 오늘 개교 기념일이니까 푹 쉬렴." 하셨다. 그제서야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와 오랜만에 게으름을 피웠다. 집 안은 나 밖에 없는 것 처럼 조용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부드럽고 따스했다. 게다가 그 시끄러운 영우까지 미술 학원 가고 없으니 그야말로 내 세상이었다. 하지만 뭔가 낯설었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이러고 있다는 것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처럼 ..
2007.04.04 -
2006.10.10 계단 뛰기
2006.10.10 화요일 나는 감기가 심하게 들었다. 아무리 해도 낫지 않아 확실히 완치를 할려고 집앞에 있는 큰 병원인 명지병원에 들렸다. 거기서 나는 천식일수도 있다는 소리를 듣고 검사를 해 보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좀 특이한 방법이었다. 4층과 5층 계단을 쉬지 않고 6분 동안 뛰어 오르내리는 테스트였다. '허어어허' 하면서 숨가쁘게 올라갔다, 내려갔다,올라갔다 하였는데 중간쯤 되는 계단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의사 선생님은 훌떡이는 내 가슴 위에 청진기를 얹고 심장 소리를 들었다. 나는 내 심장이 약해 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병명은 운동 유발 천식이라고 나왔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기관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오래 걷기를 하라고 하셨다. 폐렴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지만,..
2006.10.10 -
2006.03.23 사라진 아이들
2006.03.23 목요일 나는 목감기가 심하게 들어서 3교시에 학교에 왔다. 그런데 교실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운동장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나는 운동장 전체가 잘 보이는 스탠드 맨가운데 서 보았다. 하지만 얼굴이 하얗고 보들 보들하고 키가 큰 우리 선생님과 아이들은 아무데에도 없었고 다른 반만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다시 교실로 올라 갔는데 복도에서 우리반 승호를 만났다. 모두 컴퓨터실에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안심했다.
200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