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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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1 조개 잡이
2006.07.31 월요일 뜨거운 한낮이었다. 나는 바다에서 파도 타기를 하던 우리 가족이 바다 바로 앞에 있는 갯벌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하여 가 보았다. 내가 "엄마 뭐해요?" 하고 물어 보았더니 "조개를 잡아." 하고 대답하셨다. 나도 땅을 파 보았다. 정말로 파기만 하면 조개가 나왔다. 정말 조개가 많이 나와서 아빠가 조개 담는 바구니를 가지러 갔다. 그 사이 희안한 광경을 보았다. 잡았던 조개들을 땅 위에 내려 놓으니 일자로 뒤집어져서 갯벌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러다가 조개를 다 놓치겠어!" 하고 영우와 난리를 부렸다. 나는 옷을 뒤집어 보자기처럼 만들어서 다시 조개들을 빼내 옷 속에 담았다. 아빠가 통을 가져와서 한가득 잡고 꽉 찬 마음으로 샤워장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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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1 꼭대기
2006.05.31 수요일 우리는 지방 선거를 마치고 행주산성으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행주산성 담벼락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간단하게 먹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 가족은 행주산성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길 양쪽은 나무와 풀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점점 힘들어서 땀을 많이 흘렸다. 맨 꼭대기에 올라 왔을 땐 탑이 하나 있었는데 탑 근처에서 아래를 보니 엄청나게 많은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아래에는 강물과 주택들이 보였다. 강물 위에는 빨간 다리가 있었는데 그 다리 위에는 차들이 빼곡히 차여 있었다. 나는 산 위에서 이런 멋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가지며 "아!" 소리를 질렀다.
2006.05.31 -
2005.11.27 은지네 가족
2005.11.27 일요일 오늘 아침에 은지네 가족이 놀러왔다. 은지네 가족은 대구에 산다. 은지 아빠는 우리 아빠와 고등학교 동창이고 대구에서 건축사를 하신다. 은지는 나랑 나이 같고 언제나 느끼한 웃음을 웃고 있다. 그 애를 보면 아무일 없이 모든 게 잘 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얼굴이다. 은지는 내 방에 들어 오더니 놀라는 표정이었다. 멋진 책상과 내가 만든 것들을 책장에 전시해 놓은걸 보고 눈이 커졌다. 나는 내 방이 놀랄만큼 멋진지 몰랐다. 은지는 사투리를 써서 대화 할 때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나는 정성껏 대답을 해 주었다. 우리는 고기와 해물탕을 맛있게 먹었다. 은지도 와구 와구 먹었다.
200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