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돌고래의 생일 잔치
2008. 8. 13. 12:57ㆍ일기
<어느 돌고래의 생일 잔치>
2008.08.07 목요일
오후 1시, 뚜룰루룰루룰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나는 허둥지둥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치타가 들어오더니 한쪽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쪽 손은 축 늘어뜨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하고 간신히 말했다.
치타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오늘 해야 할 과제를 한꺼번에 몰아서 빨리 풀고 오느라 무지 힘들었다고 하며 계속 숨을 몰아 내쉬었다. 숨을 돌린 치타는 마루에 앉아 "이거 되게 좋은 거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져!" 하며 나무 퍼즐 선물을 꺼내 보였다. 나는 피라미드처럼 멋진 나무 퍼즐을 보며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친구들이 오지 않아 나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못 오게 되는 건 아닌지, 생일상에 차려진 음식들의 알록달록한 빛깔이 주인을 잃은 것처럼 쓸쓸해 보였다. 다급해진 나는 알림장에 적힌 친구들 전화번호를 찾아내어 하나하나 확인을 해보았다. 어떤 친구는 학원 끝나고 올 거라 하고, 어떤 친구는 학원이 늦게 끝나 못 온다 하고, 어떤 친구는 시간은 있는데, 엄마가 안 계셔서 아직 출발을 못 했다고 한다.
나는 약속을 지키려 애쓴 치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시무룩해 있는데, 다시 인터폰이 울리고 코끼리와 그의 동생 고슴도치가 늠름하게 들어왔다. 집안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코끼리는 듬직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았고, 고슴도치는 춤을 추듯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기분을 내었다.
코끼리가 생일상을 보고 "와~ 이 정도면 아침, 점심, 저녁까지 먹고도 남겠다!" 하며 좋아하였다. 코끼리는 둥글둥글 웃으며 "나랑 고슴도치가 같이 선물하는 거야!" 하며, <어느 날 내 인형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어요>라는 책을 내밀었다. 내가 "와! 이건 내가 갖고 싶었던 책이야!" 하고 좋아하자 코끼리는 "그래?" 하며 두 손을 허리에 짚고, 고개를 뒤로 젖혀 통쾌하게 하하하 웃었다.
호랑이가 들이닥쳤다. 호랑이가 들어올때는 동물 친구들이 상 앞에 앉아 피자와 쿠키를 정신없이 쩝쩝 먹고 있었다. 소란한 분위기를 뚫고 호랑이는 침착하게 들어와, 인사를 건넸다.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호랑이가 준 선물은 유희왕 카드 한 팩과,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 팩, 샤프심이 가득 든 샤프 한 자루, 그리고 예쁜 색칠펜 한 자루 이렇게 한가득이었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와준 것도 고맙고, 축하해준 것도 고마운데 거기다 선물까지 주다니! 나는 아무것도 모자람이 없는 돌고래처럼 행복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지막 인터폰이 울리고 문이 열리고 자전거를 타고 온 사자가 들어섰다. 사자는 갈기를 감추려는 듯 모자를 푹 눌러쓰고, 불타는 빨간색 카드 케이스를 선물로 주며 "생일 축하한다!" 말했다.
치타, 코끼리, 고슴도치, 호랑이, 사자 친구들이 모이자 집안이 아프리카 초원처럼 들썩였고, 돌고래인 나도 한껏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르듯 웃고 떠들었다. 고맙다! 동물 친구들아! 사정이 있어 못 온 사슴, 늑대, 하이에나, 코뿔소, 독수리 친구들도 섭섭하지 않으니까 걱정 말아라! 모두 내 물 같고 공기 같은 친구들이다! 사랑한다!
<이 일기는 제 생일날 있었던 이야기이고, 친구들 이름을 동물로 바꾸어 쓴 것입니다.>
2008.08.07 목요일
오후 1시, 뚜룰루룰루룰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나는 허둥지둥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치타가 들어오더니 한쪽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쪽 손은 축 늘어뜨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하고 간신히 말했다.
치타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오늘 해야 할 과제를 한꺼번에 몰아서 빨리 풀고 오느라 무지 힘들었다고 하며 계속 숨을 몰아 내쉬었다. 숨을 돌린 치타는 마루에 앉아 "이거 되게 좋은 거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져!" 하며 나무 퍼즐 선물을 꺼내 보였다. 나는 피라미드처럼 멋진 나무 퍼즐을 보며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친구들이 오지 않아 나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못 오게 되는 건 아닌지, 생일상에 차려진 음식들의 알록달록한 빛깔이 주인을 잃은 것처럼 쓸쓸해 보였다. 다급해진 나는 알림장에 적힌 친구들 전화번호를 찾아내어 하나하나 확인을 해보았다. 어떤 친구는 학원 끝나고 올 거라 하고, 어떤 친구는 학원이 늦게 끝나 못 온다 하고, 어떤 친구는 시간은 있는데, 엄마가 안 계셔서 아직 출발을 못 했다고 한다.
나는 약속을 지키려 애쓴 치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시무룩해 있는데, 다시 인터폰이 울리고 코끼리와 그의 동생 고슴도치가 늠름하게 들어왔다. 집안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코끼리는 듬직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았고, 고슴도치는 춤을 추듯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기분을 내었다.
코끼리가 생일상을 보고 "와~ 이 정도면 아침, 점심, 저녁까지 먹고도 남겠다!" 하며 좋아하였다. 코끼리는 둥글둥글 웃으며 "나랑 고슴도치가 같이 선물하는 거야!" 하며, <어느 날 내 인형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어요>라는 책을 내밀었다. 내가 "와! 이건 내가 갖고 싶었던 책이야!" 하고 좋아하자 코끼리는 "그래?" 하며 두 손을 허리에 짚고, 고개를 뒤로 젖혀 통쾌하게 하하하 웃었다.
호랑이가 들이닥쳤다. 호랑이가 들어올때는 동물 친구들이 상 앞에 앉아 피자와 쿠키를 정신없이 쩝쩝 먹고 있었다. 소란한 분위기를 뚫고 호랑이는 침착하게 들어와, 인사를 건넸다.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호랑이가 준 선물은 유희왕 카드 한 팩과,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 팩, 샤프심이 가득 든 샤프 한 자루, 그리고 예쁜 색칠펜 한 자루 이렇게 한가득이었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와준 것도 고맙고, 축하해준 것도 고마운데 거기다 선물까지 주다니! 나는 아무것도 모자람이 없는 돌고래처럼 행복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지막 인터폰이 울리고 문이 열리고 자전거를 타고 온 사자가 들어섰다. 사자는 갈기를 감추려는 듯 모자를 푹 눌러쓰고, 불타는 빨간색 카드 케이스를 선물로 주며 "생일 축하한다!" 말했다.
치타, 코끼리, 고슴도치, 호랑이, 사자 친구들이 모이자 집안이 아프리카 초원처럼 들썩였고, 돌고래인 나도 한껏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르듯 웃고 떠들었다. 고맙다! 동물 친구들아! 사정이 있어 못 온 사슴, 늑대, 하이에나, 코뿔소, 독수리 친구들도 섭섭하지 않으니까 걱정 말아라! 모두 내 물 같고 공기 같은 친구들이다! 사랑한다!
<이 일기는 제 생일날 있었던 이야기이고, 친구들 이름을 동물로 바꾸어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