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0 불 나다
2007. 8. 10. 00:00ㆍ일기
<불 나다>
2007.08.10 금요일
늦은 밤 11시, 엄마가 갑자기 현관 문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시더니 마루에 모여있는 우리 가족에게 소리쳤다. "여보, 큰 일 났어요! 우리 아파트에 불 났대! 상우야, 영우야, 어서 나가자!"
그 다음부터는 급하게 일이 돌아갔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우리는 계단으로 걸어 내려 대피하였다. 우리 집은 5층인데 3층 쯤 내려가 보니 퀘퀘하고 시커먼 연기가 사방에 꽉 차 있었다. 그 때부터 나는 학교 안전 교육 시간에 배운 방법대로 머리를 숙일 수 있는대로 바짝 숙이고 두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내려왔다. 뒤따라 오던 영우는 "엄마, 앞이 안 보여!" 하면서 울부짖었다.
간신히 바깥으로 나와 보니, 사람들이 아파트 앞에 구름처럼 모여있었고 소방차와 구급차가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지하 주차장에 있는 오토바이 한 대가 불탔다고 했다. 그래서 소방서 아저씨들이 긴 호스를 지하 주차장 아래로 집어 넣어 불을 끄고 있었다.
아빠는 우리를 공원 입구로 피신시켰고, 지하 주차장 안에 있는 우리의 새 차 미라미스가 무사한 지 알아보려고 아파트 쪽으로 가셨다. 다행이 아파트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건 아니지만 시커먼 그을음과 고약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아파트 위로 자꾸 번져 가고 있었다.
엄마는 우는 영우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달래셨고, 나는 공포에 질려 온 몸을 떨며 기도했다. '하느님, 제발 이 사태를 멈추게 해 주시고 예전처럼 우리 아파트와 가족을 평화롭게 해 주소서!'
아빠가 오고 진화 작업이 끝났다고 해서 나는 소방관 아저씨에게 이제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했고, 당분간 전기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집에 들어와 보니 우리 가족 모두의 얼굴이며 팔이며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있었다.
2007.08.10 금요일
늦은 밤 11시, 엄마가 갑자기 현관 문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시더니 마루에 모여있는 우리 가족에게 소리쳤다. "여보, 큰 일 났어요! 우리 아파트에 불 났대! 상우야, 영우야, 어서 나가자!"
그 다음부터는 급하게 일이 돌아갔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우리는 계단으로 걸어 내려 대피하였다. 우리 집은 5층인데 3층 쯤 내려가 보니 퀘퀘하고 시커먼 연기가 사방에 꽉 차 있었다. 그 때부터 나는 학교 안전 교육 시간에 배운 방법대로 머리를 숙일 수 있는대로 바짝 숙이고 두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내려왔다. 뒤따라 오던 영우는 "엄마, 앞이 안 보여!" 하면서 울부짖었다.
간신히 바깥으로 나와 보니, 사람들이 아파트 앞에 구름처럼 모여있었고 소방차와 구급차가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지하 주차장에 있는 오토바이 한 대가 불탔다고 했다. 그래서 소방서 아저씨들이 긴 호스를 지하 주차장 아래로 집어 넣어 불을 끄고 있었다.
아빠는 우리를 공원 입구로 피신시켰고, 지하 주차장 안에 있는 우리의 새 차 미라미스가 무사한 지 알아보려고 아파트 쪽으로 가셨다. 다행이 아파트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건 아니지만 시커먼 그을음과 고약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아파트 위로 자꾸 번져 가고 있었다.
엄마는 우는 영우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달래셨고, 나는 공포에 질려 온 몸을 떨며 기도했다. '하느님, 제발 이 사태를 멈추게 해 주시고 예전처럼 우리 아파트와 가족을 평화롭게 해 주소서!'
아빠가 오고 진화 작업이 끝났다고 해서 나는 소방관 아저씨에게 이제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했고, 당분간 전기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집에 들어와 보니 우리 가족 모두의 얼굴이며 팔이며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