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5 사나운 바람

2007. 3. 5. 00:00일기

<사나운 바람>
2007.03.05  월요일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서자 바람이 아주 사나웁게 몰아닥쳤다. 학교 옆 나무들은 춤을 추듯 흔들렸고 옷자락이 팔락거렸다. 게다가 춥기까지 하였다. 내 두 볼은 꽁꽁 얼어있었다. 나는 덜덜덜 떨면서 집으로 갔다.

바람은 멈췄다 싶더니 더 큰 바람을 데리고 와서 더 세게 몰아쳤다. 나무가지는 흔들렸다. 나는 너무 얼어서 한발짝 가는 것도 힘들었다. 나는 제발 태양이 떠서 이 추위를 멎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면서 하늘을 보니 놀랍게도 맑고 깨끗했다. 이렇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데 땅은 이토록 바람이 쌩쌩 불어 난리라니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날씨다!

나는 지름길로 가보려고 공원 정자가 있는 잔디 광장으로 가로질러 갔는데, 바람은 더욱 심해 살을 찢을 것처럼 무섭게 불었다. 그 넓은 광장에 아무도 없고 나 혼자 온세상의 바람을 다 맞는 것 같아서 무섭고 눈물이 울컥울컥 치솟았다.

정자에 다다르니,우리 아파트 머리가 보였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내 가족을 떠올리며 바람을 뚫고 집으로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