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3)
-
토마토소스 일으켜 세우기
2015.02.12 목요일 배가 고프다. 밥이 먹고 싶다. 오후 5시 10분, 저녁을 먹기는 좀 이른 시간이고, 아직 엄마도 돌아오지 않아서 먼저 저녁을 먹기는 좀 그렇다. 그리고 단순히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무언가 맛난 음식이 먹고 싶다. 겨울방학 동안 일과의 중심, 허리뼈를 펼 수 있게 하는 맛있는 급식을 못 먹어서 내내 그리워했던 걸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무심코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다. 딱딱한 멸치, 돼지고기 장조림, 김치, 묵은 김치 외에 무언가 만들어 먹을만한 건 별로 없었는데, 구석진 곳에 엄마가 며칠 전에 만들어 먹고 남은 삶은 스파게티 면이, 플라스틱 곽 안에 들어 있는 걸 발견하였다. 스파게티 면을 꺼내면서 뭘 만들지는 여전히 고민이었다. 얼마 전에도 나 혼자 집에 있을 때, 먹다 ..
2015.02.14 -
문재인 의원님을 만나러 가는 길 - <문재인 블로거 간담회 1부>
2012.07.10 화요일 '프라이팬, 프라이팬!' 이말만 계속 머릿속에서 되새기며, 나는 종각역 4번 출구를 나와 상가가 많이 모여 있는곳을 미로처럼 뱅뱅 돌았다. 나는 아직도 넓은 서울 시내에는 익숙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시간에 쫓긴 채 그냥 큰길로만 한번도 본 적 없는 거리를 온통 헤집고 다녔으니, 오직 '프라이팬'이라는 간판 이름 하나를 찾아. 저녁 7시에 있을 블로거 간담회의 주인공은, 이번에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님! 난 사실 거기에 낄 만큼 절대로 대단한 블로거가 아니지만, 적어도 약속시간은 지켜서 참석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약속시간보다 30분 쯤 일찍 종각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내가 아는 정보는 간담회가 13층 건물에서 열린다고 하는 사실 뿐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이 늦게 ..
2012.07.16 -
밥을 지어요! - 상우의 야영일기 2탄
2009.05.27 수요일 "아우, 야아~!" 우리 모둠 친구들은 소리를 질렀다. 낮 동안 고된 극기 훈련을 마치고, 태어나서 처음 우리 손으로 저녁밥을 지어먹을 시간이 왔는데, 내가 그만 깜박하고 밥 지을 냄비를 안 가져온 것이다. 우리 모둠은 각자 분담해서 밥지을 준비물을 가져오기로 했었는데, 아침에 들떠서 엄마 옆에서 쌈채소하고 김치를 챙기며 떠들다가, 프라이팬만 가져오고, 냄비를 빠트리고 나왔으니 이제 어떡한다? 나는 울상이 되어 미안해 미안해거렸지만, 모두 배가 고파서 곧 어떻게 밥을 지어먹을지 상의에 돌입했다. 프라이팬에 밥을 지어먹자! 다른 조에서 꿔다 먹자!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자!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다른 반 선생님께서 지나가다 아이디어를 주셨다...
200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