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4)
-
아픈 꽃, 카페 '그'
2013.11.28 목요일 ! 이 두가지 키워드로, 나는 카페 '그'를 찾아 갔다. 저녁 6시, 생전 처음 와보는 방화역에서 내려, 한 500 미터쯤 다리 사이를 붙이고 추운 몸을 잔뜩 움추린 채로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걷다가 걷다가 쭈꾸미 마을이라는 식당이 보였고, 오른쪽 골목으로 쏙 들어가니 카페 '그'가 보이고, 카페 '그'가 보이는 건물 옆, 나란히 붙어 있는 넓은 집 대문에 '새들도 둥지가 필요하다. 하물며, 카페 '그'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저녁 칼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우리 가게 생각이 났다. 우리 가게에도 저런 푯말이 걸려있었다. 아니, 건물 담벼락 자체를 피 끓는 현수막으로 무장시켰었지. 현수막을 보니, 그당시에 내가 느꼈던 기분도 다시 떠올랐다. 애써..
2013.11.28 -
다시 TEDx 강연 요청을 받다!
2013.11.17 일요일 지난 주 초, 아빠의 핸드폰으로 나를 찾는 문자 메세지를 한통 받았다. TEDx 광화문 운영팀이었다. 2010년 6학년 초겨울 무렵,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TEDx 인권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강연을 부탁한다는 메세지였다. 내가 전화로 "안녕하세요? 상우입니다."하니까, 운영진 아저씨께서 "어, 상우군, 목소리가 많이 변했네요, 변성기가 훨씬 지난 것 같애요~"하시는데, 그말을 듣고 내가 오히려 놀랐다. 내 목소리가 그렇게 늙어졌나? 마침 기말고사 기간이라 선뜻 대답을 못하고 며칠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생각에 잠겼다. 사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갖고 있는 사회복지에 대한 생각은 발전한 게 없고, 오히려 멀어졌다면 멀어졌달까? 그렇게..
2013.11.17 -
썩어 문드러진 4대강!
2013.10.25 금요일 강이 녹색이었다. 초록색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거무죽죽하고 눅눅한 초록색이 기분 나빴다. 굽이굽이 질척하게 흐르는 게 강물인지, 푹 데쳐서 흐느적거리는 시금치인지 모르겠다. 토할 것 같다. 초록색의 걸쭉한 물로 바뀐 강물 때문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집에 있는 정수기 물을 더 마실 수가 없고, 물고기는 떼죽음 당했고, 어부의 얼굴도 까맣게 죽었다. 낚시하는 사람들은 물이 흐르지 않아 강이 죽었다고 수심에 찬 표정으로 말했고, 농민들은 강물이 높아져 땅에서부터 물이 차 올라, 진흙탕 밭이 되어버린 밭을 보며 울고 있다. "유럽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알아보는 실험을 계획하고 성공시켜서 노벨상을 받는데 7조 원을 썼고, 우리나라에서는 동영상으로 보시는 것처럼 강을 파괴하..
2013.10.26 -
춤추시는 목사님
2010.01.29 토요일 오늘은 아빠와 친한 김 목사님의 아들이 장가를 가는 날이다. 김 목사님은 지난번 용산참사 현장에서 성탄절 전야 예배를 같이 드리기도 했었고, 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실 때 만나뵌 적도 있었다. 내 기억 속에 목사님은 정의를 위해 기도하거나 투쟁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 있어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으로 남겨져 있다. 아빠, 엄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참되고 정의로운 목사님의 아드님이 결혼하시는 자리에 가게 되었다고 들떴고, 나는 오랜만에 결혼식에 가보고 맛난 뷔페를 먹을 생각하니 마구 들떴다. 출발하기 전 우리 가족은 꼭 설날에 할아버지 댁에 가는 것처럼 분주했다. 나는 삼촌과 할머니께 "잘 다녀오겠습니다!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많이 먹고 올게요!" 하였고, 삼촌은 우스갯소..
201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