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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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는 아기
2009.02.22 일요일 일요일 저녁, 아빠 친구 가족을 만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우리는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틈을 타서 밥을 대충 먹고, 식당 안에 있는 놀이방 게임기 앞에서 기웃거렸다. 오락기 앞에는 아이들이 전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신나게 타다다닥~ 버튼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쉬운 대로 구경이라도 하려고, 게임을 하는 아이 자리 뒤에 바짝 파고들어 앉았는데, 바로 옆에서 째지는 소리가 들렸다. "야 이, 병신아, 꺼져! 여기는 내 자리야!" 그 소리의 주인공은 아직 걸음걸이와 몸짓도 엉성한 아기였다. 한 3살쯤 되었을까? 우리 바로 옆자리에서 어떤 중학교 2학년 형아가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조그만 아기가 비키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다. 그것도 욕을 하면서! 중학교 형아는 아기를 보고 어이가 ..
2009.02.25 -
치즈는 어디로?
2009.01.08 목요일 오후 3시쯤, 오랜만에 반 친구 석희 집에 놀러 갔다. 석희랑 재밌게 역사책도 보고, 과학 이야기도 주절주절 나누며 놀다가, 갑자기 석희가 "배고프다!" 하였다. 나도 슬슬 배가 고파져서 따라서 '배고프다!" 했더니, 석희가 귀가 솔깃한 제안을 하였다. "우리 라면 끓여 먹자~!" 나는 자신 있게 팔을 걷어붙이고 라면 끓일 준비에 들어갔다. 엄마가 끓일 때처럼, 부엌 붙박이장을 열고 라면 끓일 냄비를 하나 찾아내어, 구석에 있는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받았다.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불을 켜려고 하는데, 순간 불이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석희야, 미안한데 이 불 니가 켜주면 안 될까? 너무 무섭단 말이야!" 했다. 그랬더니 석희도 "싫어! 나도 무섭단 말이..
2009.01.10 -
블로거뉴스 AD에 바랍니다
2008.08.13 수요일 언젠가부터 텔레비전 뉴스보다 더 재미있게 즐겨보는 인터넷 뉴스가 있는데, 그건 바로 다음 블로거 뉴스다. 같은 사건을 계속 보도하는 텔레비전 뉴스와는 달리, 다음 블로거 뉴스는 날마다 블로거들이 직접 생생하게 여러 가지 생각과 정보를 올려주니, 나도 덩달아 세상을 보는 눈과 지식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 즐겁다. 그리고 나는 의학 관련 뉴스가 제일 재미있다. 그런데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이번에 새로운 방식의 광고 서비스, 에 참여할 블로거를 모집한다고 한다. 참여 블로거로 선정되면, 자기 블로그에 광고 배너를 달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내 블로그에 들어왔을 때, 블로그 사이드 바에 배너가 보이면 수익이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달고 있는 애드센스처럼 클릭 수익이 아니..
2008.08.14 -
삼계탕의 효과
2008.07.30 수요일 어제가 중복이었는데 삼계탕을 못 먹어서 우리 가족은 외할머니 댁에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할머니께서 잘 아신다는 삼계탕 집을 향해, 낡고 좁은 골목길을 쭈욱 따라 걷다가 어떤 삼계탕 집을 발견했다. 그 집은 사람들이 입구에서부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었는데, 텔레비전에도 나왔던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나는 거기로 들어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할머니께서 우리가 가는 집은 저 밑이라고 하셨다. 우리가 도착한 식당은 허름한 건물 안에 있었고, 사람이 없어서 아주 조용했다.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며 주인아주머니가 방으로 안내하였고, 방 안에는 이미 음식이 다 차려져 있었다. 커다란 뚝배기에 토종닭 한 마리와 까만 나뭇가지, 인삼 종류, 파가 하얀 국물에 잠겨 있..
2008.08.02 -
새해
2008.01.01 화요일 텔레비전 화면 구석에 작은 글씨로 50이라는 숫자가 떴다. 나는 그 숫자를 보고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2007년 마지막 카운트 다운이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보신각에 모셔진 커다란 종이 나타났고, 그 앞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마치 하느님이 내려오길 기다리듯, 종을 향해 무언가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카운트 다운이 40쯤 되었을 때, 나는 퍼뜩 상자에 들어 있던 인형들을 꺼내어, 쫘르르 텔레비전 앞에 앉혀놓았다. 그런 다음, 영우와 함께 그 사이에 끼어 앉아 새해야 오너라 하고 기다렸다. 아빠와 엄마는 새해 10초를 남겨두고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하셨다. 갑자기 보신각종 앞에 서 있던 어른들이 커다랗고 길쭉한 말뚝을 뒤로 밀었다가 앞으로 더 힘껏 밀어 종을..
2008.01.01 -
2006.04.29 꼭지점 댄스
2006.04.29 금요일 오늘은 꼭지점 댄스를 연습하였다. 교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 보고 따라 하였다. 며칠 전부터 계속 조선시대에 와서 군사 훈련을 받는 것처럼 연습을 해왔다. 그런데 오늘은 교실 텔레비가 검정색으로 나와서 선생님께서는 우리 반에서 꼭지점 댄스를 제일 잘하는 친구 3명을 불렀다. 그리고 칠판 앞에서 꼭지점 댄스를 추게했다. 처음은 땅을 제자리에서 차면서 밑으로 내리 쳐서 3각형이 되도록 하고 밑이 뾰족하게 되게 하였다. 꼭지점 댄스를 계속 추니까 점점 더 신이 났다. 선생님도 댄스를 추었는데 신나서 열심히 추었다. 마치 우리 반 참새떼들이 한꺼번에 푸드득 날개짓 하는 것 같았다.
200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