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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도시락 먹기
2015.03.09 월요일 어제와는 다르게 엄청난 꽃샘추위가 살을 파고드는 월요일이다. 1학년 때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2학년 들어 큰맘 먹고 신청한 방과 후 야간자습의 첫날이기도 하다. 학교 후문에서 전해 받은 엄마의 도시락을 안고 면학실로 들어가려는데, 대청소 한다고 나가란다. 그러면 면학실에서 나가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데 참 난감했다. 야간자습 전의 석식 신청을 제때 하지 못하여, 내가 유일하게 있을 곳인 면학실을 뺏겨버린 셈이라 막막했다. 날은 어두워지고 학생들은 전부 환하게 불 켜진 교실을 찾아 석식을 먹으러 삼삼오오 모여가는데, 나 혼자 불 꺼진 복도와 계단을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며 한 바퀴를 돌고 있다. 벌써 지겹고 지나온 사람들을 또 마주친다. 그냥 집에 갈까? 몸이 아프신데 방금 ..
2015.03.16 -
우리들의 시장님을 만난 날!
2012.02.03 금요일 저녁 7시 6분! 나는 지난 구정 연휴때 막내 고모께서 사 주신 새 티셔츠와 새바지, 새신발을 쫙 빼입고, 서울 시청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어갔다. 버스를 탔는데 차가 막혔고, 서울시특별위원회 건물이랑 시청 건물이 헷갈려 한참을 헤맸던 것이다. 나는 13층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에 간신히 타고도 발을 동동 굴렀다. 13층에 내리니 마침 TNM에서 근무하시는 담요님의 안내를 받아, 내이름이 쓰여진 명찰을 달고 서둘러 블로거 간담회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은 TNM에서 주최하는 가 열리는 날이다. 나는 이틀 전에 간담회 소식을 알게 되었다. 평소 박원순 서울 시장님을 직접 만나뵙고 싶었는데, 부랴부랴 댓글로 지원하였다. 간담회장 안에 들어서니, 방송사 카메라맨 아저씨들, 노트북..
2012.02.07 -
모과님께서 들려주신 강연
2011.07.16 토요일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꿉꿉한 날씨였다. 오후 2시,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제5기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이 있었다. 나는 4기에 이어서 5기로 활동하게 되어, 엄마와 정부중앙청사의 옆문에서 얼쩡거렸다. 노란색 비옷을 입은 경찰 아저씨께서 하늘색 철문을 뒤루루룩~ 열어주셨다. 언제나 그렇듯이 1615호 실에 모여 새로운 기자단들이랑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파워블로거 모과님께서 뒤늦게 들어오셨다. 모과님은 올해 60세이시고, 그동안 교과부 기자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몸이 조금 안 좋아지셨다. 또, 방송 작가 공부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셔서 이번에는 5기에 지원을 안 하셨다. 그러나 3, 4기를 쭉 해오셨고, 블로그 기자단에게선 없어선 안 될 버팀목 같은..
2011.07.19 -
뿌와쨔쨔님과 저녁 식사를!
2011.02.16 수요일 스르르르~ 회전문이 열리고, 거기서 대학생처럼 젊은 아저씨가 저벅저벅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총처럼 세워서 나를 가리키고 "상우님, 맞으시죠?" 하였다. 나는 "네, 맞습니다! 뿌와쨔쨔님!" 대답하였다. 오늘은 5년 만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잠깐 짬을 내어 들르신, 유명한 블로거 뿌와쨔쨔님과 만나기로 한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학교에서 일찍 돌아와 깨끗하게 머리도 감고, 뿌와쨔쨔님과 만날 준비를 여유롭게 해서 나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조금만 더 놀자는 친구들의 유혹에 못 이겨 결국 집에도 못 들리고,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허겁지겁 뿌와쨔쨔님을 만나러 광화문 올레스퀘어로 달려갔다. 다행히 약속시각에 늦지않아 올레..
2011.02.19 -
새 안경
2009.12.17 목요일 바람이 살벌한 저녁, 하아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는 엄마와 함께 상가에 새로 생긴 안경집 문을 힘껏 밀었다. 안경집 벽을 따라 쭉 늘어선 네모나고 기다란 유리 상자 안에는, 온갖 종류의 보석 같은 안경테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었다. 어젯밤 자려고 안경을 벗다가, 며칠 동안 간당간당했던 오른쪽 테가 툭! 하고 떨어졌다. 그래서 오늘 안경테에 테이프를 감고 썼는데, 그것도 떨어져 버려 한쪽 테만 붙잡고 해적이 된 기분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주인아저씨는 "네, 아드님하고 다시 오셨군요~" 하며 밝게 맞아주셨다. 엄마가 오후에 아이 지킴이 활동을 하시다가, 내 부러진 안경을 고치러 안경점에 들렀는데, 심하게 부러져 고칠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엔 테를 바꾸러 나와..
2009.12.19 -
회장 선거
2008.03.06 목요일 나는 오늘 있었던 회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떨어질 땐 마음이 아팠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지금은 덤덤하다. 사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과연 나에게 몇 명이나 투표 해줄까였다. 나는 아이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으며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투표수로 가늠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길은 내게 너무 멀었다. 반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6명의 후보가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 나는 그 안에도 끼지 못하였다. 후보 중에서 남자 3명, 여자 2명이 채워졌을 때, 남은 여자 후보 1명을 남기고 내가 예은이를 추천 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6명이 다 차자, 선생님께서 이 중에 혹시 기권할 후보 없느냐고 물어보셨다. 그러자 남자 후보 1명이 손을..
200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