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연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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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내 동생
2008.10.29 수요일 오늘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1,3,5학년의 예능 발표회 총연습을 관람하였다. 우리 반은 강당 마지막 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총연습이 시작되었는데도 소란스럽게 떠들어서, 나를 비롯해 5명이 교실로 가서 잠깐 벌을 서고 돌아왔다. 다행히 돌아오자마자, 내 동생 영우가 있는 1학년 국화 반 공연이 시작되려고 했다. 나는 영우가 과연 어떻게 꼭두각시 공연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어 목을 쭉 빼었다. 똑똑딱딱 전주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모두 허리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방글방글 웃었다. 그중에 영우가 가장 크게 웃어서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영우는 두 손으로 얼굴을 박박 문지르는 시늉을 하다가, 옆에 있는 여자 아이에게 몸을 돌려, 얼굴을 가리고 있던 ..
2008.11.03 -
신데렐라 선생님
2008.09.25 목요일 내일이면 드디어 가을 운동회다. 어제 총연습을 마쳤고, 그동안 분주했던 학교는 싸늘해진 날씨와 함께 차분한 수업 분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5교시 과학 수업 시작하기 전, 갑자기 선생님께서 동영상을 틀어주시면서 "자, 이거 영어 연극인데, 잘 듣고 영어를 익혀 보세요! 이 연극은 신데렐라예요!" 하셨다. 연극의 배경은 우리 학교 시청각실이었고, 처음 무대 커튼 앞에서 학생복을 입은 어떤 여자가 나타났다. 검은색 구두 한 짝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코를 막고 무언가 찾는 듯이 영어로 중얼거렸는데, 대번에 우리 학교 선생님이란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 선생님들께서 꾸민 영어 연극이구나! 하는데, 무대 커튼이 열리고 어떤 사람이 등장하였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우리 반 ..
2008.09.26 -
2007.09.19 고립된 학교
2007.09.19 수요일 1, 2교시에 청소년 수련관에서 내일 있을 학교 축제의 총연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데,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 학교에 거의 다다른 우리 3학년 4반은 황급히 학교 안으로 피신하듯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오기 시작한 비가 급식 시간 끝나고 수업 시간이 끝나도 계속 소떼가 밀려오듯 퍼붓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서 급식 시간부터 "우산을 안가져 온 사람은 집에 전화 하세요!" 하여서 공중 전화가 놓여있는 1층 후문과 별관 앞 복도는 전화하러 몰려 든 아이들로 넘쳐났다. 바깥에는 비가 "타다다닥!" 총을 쏘듯이 오고 있었다. 줄을 선 아이들은 다리를 떨기도 하고 비 오는 걸 보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2007.09.19 -
2007.09.14 첩보원들의 학예회
2007.09.14 금요일 우리 반은 학예회 총연습을 하기 위해, 4층 다목적 강당으로 향했다. 아직은 우리 반의 연습 차례가 아니라서 강당 밖 복도에서 줄을 서 기다렸다. 아이들은 서로 마주보고 수다를 떨고 몸을 비틀고 털썩 주저앉았다. 또 우뚝 서 있기만 하는 아이도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이리 저리 돌아다니시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과 이야기하시기도 하고 우리에게 무대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말씀해 주시기도 하였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하기도 하고 몸을 비틀며 우리가 꼭 첩보 요원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옷이 똑같다는 것 때문이었다. 비록 무대 의상이라 똑같이 맞춘 거지만 나는 왠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첩보 요원들이 비밀리에 모여서 정보 정리 회의를 하는 것 같았..
200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