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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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아주머니 덕분에 되새긴 나의 블로그
2011.04.22 금요일 "후우, 하~!" 오늘도 매점에는 학생들이 사탕에 개미 꼬이듯이 모였다. 나도 그중에 먹을 것을 얻으려는 일개미처럼 끼어서, 겨우겨우 카운터 앞까지 도착해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우리 학교 매점은 맛난 것들을 많이 팔아서 점심시간, 학교 끝난 후 할 것 없이, 언제나 사람들로 복작북적거린다. 나는 카운터 앞에 잠시 몸을 기대어 헐떡인 뒤에,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내가 평소에 즐겨 먹는 과자를 사려 하였다. 어떤 선배가 군것질거리를 계산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얘? 너 혹시 상우 아니니?" 하고 물어보셨다. 그 형아는 '웬 상우?'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나는 피식~ 웃음이 얼굴에 번졌다. '진짜 상우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엉뚱한 사람을 ..
2011.04.26 -
자장면 한 그릇
2010.07.03 토요일 오늘은 우리 동네 아파트 입구에 있는 자장면 집이,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여는 날이다. 그래서 그 기념으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자장면을 한 그릇에 천 원에 파는 행사를 했다. 우리 가족은 자전거를 타고 자장면 집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사람이 미어터지도록 많았다. 마침 비 온 뒤 날이 개자, 아파트의 모든 가족이 자장면을 먹으러 나온 듯, 쭉 이어진 줄은 세상 끝까지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겨우 마지막 줄에 껴서 턱걸이로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기말고사 후유증 탓인지 늦잠을 자버렸다. 그래서 늦게 일어나서 허둥지둥 학교 가느라 아침을 못 먹었고, 토요일이라 급식도 안 나왔다. 지금은 오후 1시 30분! 서서히 배가 졸이듯 고파왔다. 난 처음에 참..
2010.07.04 -
왕잉어 뽑기
2010.05.11 화요일 오늘은 1년에 한 두 번 열리는 야시장이, 4단지에서 열리는 날이다. 여러 가지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이 가득해서, 우리 반은 아침부터 야시장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친한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만날 시간을 정했다. 나와 석희도 7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었는데, 석희가 사정이 있어서 나오지 못하여, 영우와 엄마를 졸라 산책하러 나갔다. 4단지에 들어서니 색색의 천막이, 4단지 시작 부분에서 도로 끝 부분까지 이순신 장군의 일자진을 친 듯 휘황찬란하였다. 천막마다 여러 가지 노점상과 즉석 음식점이 나와서, 밝게 핀 등불 아래 오색으로 빛나는 물건들을 잔뜩 풀어놓았다. 책과 장난감, 아이스크림과 문어 빵, 떡볶이, 어묵, 통닭, 작은 바이킹, 술과 안주 가게, 금 매매 하는 곳, 그리고 ..
2010.05.13 -
걱정
2009.04.22.수요일 아침 일찍, 영우와 나는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나는 앞서 걸으며 영우를 재촉했다. 오늘은 영우가 어린이 대공원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다. 김밥과 간식이 든 소풍 가방을 메고, 영우는 마음이 들떠 눈하고 입가에서 깨알 같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환하게 웃는 영우를 보며 난 걱정이 앞섰다. 나도 낼모레면 현장 학습을 갈 거지만, 며칠 전 뉴스에서 현장학습을 가다가 사고가 난 버스 이야기와, 엊그제 우리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끔찍한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여러분에게 지난번에 들려준 버스 안전에 대한 중요성 이야기 기억하죠? 이 이야기는 너무 끔찍하여 안 하려고 했는데, 버스 안전에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겠어요! 오래전 땡땡 ..
200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