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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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는 친구
2009.10.14 수요일 학교 끝나고 친한 친구 석희가, 상가에 있는 소아과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러 간다고 했다. 석희가 "상우야, 어차피 집에 가는 길인데 나랑 병원에 같이 가주면 안될까?"해서, 나는 흔쾌히 함께 갔다. 병원 문을 들어서니 석희 할아버지께서 미리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석희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나, 주사 맞기 싫은데, 꼭 맞아야 돼?" 하며, 할아버지 무릎에 덥석 올라앉아, 어린아이처럼 어깨를 양옆으로 흔들었다. 난 그걸 보고 흐훗~ 웃음이 쏟아졌다. 대기실 소파에 앉아 석희에게 "주사가 무섭지는 않니?"하고 물었다. 그러자 석희는 할아버지 앞에서 아기처럼 촐랑대던 목소리와는 다르게, 원래 굵은 목소리로 돌아와 당차게, "내가 아기도 아니고, 왜 주..
2009.10.15 -
병원에서
2008.09.06 토요일 나는 너무 아파, 일주일 전부터 경훈이와 놀기로 했던 약속도 취소하고,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상가마다 문을 열지 않았거나, 일찍 문을 닫은 병원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우리는 유일하게 문을 연, 4단지 상가 1층 소아과를 찾았다. 병원 안에는 먼저 온 아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셨다. 어떤 아기는 유모차에 누워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끼야아아~" 울음을 터뜨렸고, 한 서너 살쯤 돼 보이는 남자 아이는, 병원에 있는 인형의 바지를 내렸다 올렸다 하며 놀았다. 또 내 또래의 여자아이는 소파 위에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앉아 몸을 수그리고 핸드폰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요 며칠 동안 나는 계속 두통에 시달렸다..
2008.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