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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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여러 음악
2008.07.12 토요일 우리 가족은 저녁 7시 30분,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보려고 급하게 움직였다. 오늘 공연은 양주시에서 주최하는 시민 음악회라고 들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건물 벽에 붙은 안내 화살표를 따라 강당을 찾아갔다. 나는 화살표 끝을 따라가면 음악을 타고 떠나는, 거대한 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두근두근했다. 그런데 강당 안에는 음악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강당 벽을 빙 둘러서 있었고, 강당 입구에까지 다닥다닥 붙어서서 공연을 기다렸다. 오늘 공연은 양주 시민들을 위한 무료 공연인데다가, 무더위도 식힐 겸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강당 안은 냉방 시설이 안돼 있..
2008.07.16 -
2007.09.08 오페라
2007.09.08 토요일 나는 처음에 청소년 수련관 가족 극장 안으로 이어지는 긴 줄을 보고,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하였지만 들어가 보니 좋은 자리가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무대가 잘 보이는 좋은 자리에 앉아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첫번째 공연은 였다. 우리 말로 라고도 부르는 이 공연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라서 슬프고도 감명 깊었다. 특히 여주인공 비올레타가, 사랑과 자신이 살아왔던 문란한 생활을 두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며 부르는 노래는 마치 선과 악을 두고 고민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모습같아서 흥미로웠다. 두번째 공연 은 가난한 시인과 착하고 가난한 여자 미미와의 쓸쓸한 사랑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공연은 내용이 쓸쓸해서 그런가, 보는 내내 마음 속이 춥고 겨울..
2007.09.08 -
2007.04.19 웅장한 공연
2007.04.19 목요일 오늘은 아빠가 잘 알고 있는 합창단 친구에게서 특별히 공연 티켓을 무료로 얻어서 덕양 어울림 누리 극장으로 종교 음악 공연을 보러 갔다. 무대 맨 뒤에는 합창단이 자리를 잡았고, 무대 중간에는 관현악단이 있었다. 그리고 무대 맨 앞에는 지휘자가 아주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여 인사를 하였는데, 그 모습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고 준비하는 새 같았다. 나는 공연 팜플렛을 뒤적이며 이게 도대체 무슨 공연인지 알아보려고 애썼지만, 다 외국말로 써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하였다. "뜨드든!" 하며 세상이 기지개를 켜듯이 웅장한 소리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다. 연주가 진행될수록 합창도 시작되었고 내 눈도 점점 커졌다. 그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별별 악기들의 소리가 합..
2007.04.19 -
2007.03.10 리허설
2007.03.10 토요일 오늘은 내가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피아노 학원 연주회 날이다. 우리는 저녁 7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기 위해 토당동 청소년 수련관으로 대이동을 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준비된 연주복으로 갈아 입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뒷부분이 길고 날개처럼 갈라진 검정 양복을 입으니 지휘자가 된 것 같아 으쓱했다. 원래는 연주자들만 앉는 지정석이 있는데 너무 들떠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원장 선생님께 걸려서 원장 선생님 옆에 서서 리허설을 구경했다. 집에서 오디오로 음악을 들은 적은 많지만 직접 연주하는 사람들 앞에서 들은 적은 드물었기에 기분이 달랐다. 비록 작은 음악 학원 학생들의 연주이지만 일류 피아니스트들에게 듣는 것 같았다. 내가 칠 때는 지금까지 연습해 온 게 허무하지 않도록 온 힘..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