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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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와 계급사회
와 계급사회 2015.01.18 일요일 우리는 속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같지 않다는 것을, 대한민국 자본주의 사회 안에 분명히 계급이 존재하고, 그 계급을 나누는 것은 소득이라는 것을... 또한, 이런 계급적 구분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며, 상위계급의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대다수 하위계급의 사람의 척추에 빨대를 꽂고 양분을 약탈하는, 매우 불합리한 구조라는 것을. 그러나 모른척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말들, '사람의 가치는 모두 같다.', 'we are the world', '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같은 말들은 계급의 정점에 서 있는 자들의 착취를 망각하게 하며, 하위계급의 사람들은 노력하면 누구나 상위계급에 진출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개인의 노력이 ..
2015.01.07 -
중학교에서의 첫 한 달
2011.03.29 화요일 어느새 중학교에 입학한 지도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점점 익숙해지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꿈을 꾸는 것 같다. 불과 한 달 전 일을 돌이켜보면, 나는 새벽부터 일어나 찌뿌둥하고 피곤한 몸으로 허겁지겁 아침을 먹어야 했다. 대문을 나서면 아직 해가 뜨기 전이었고, 골목을 돌아 큰길로 나오면 길가에 비둘기 만발한 길을 지나서,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에 도착했다. 내 지갑 안에는 곧 충전해야 하는 교통카드가 들어 있고, 찍으면 띠띠~ 하는 소리가 어김없이 나고는 했다. 안국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릴 땐, 나도 어른들처럼 신문을 읽고 껌을 씹기도 하였다. 지하철이 오면 가볍게 몸을 싫고서, 종로 3가 역에서 내려 1호선으로 갈아탈 때,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아 새우잠을 청하였다..
2011.03.31 -
너의 꿈을 세계로!
2010.02.10 목요일 오늘 음악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이, 음악 선생님께서 전쟁터에서 지휘하듯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셨다.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단소 불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상당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여러분이 다 안정된 직업을 가진다고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심하고 직업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라고 말이다. 이 말씀은 내 귀를 타고 물처럼 흘러들어왔고, 나는 귀가 솔깃해지며 선생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나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차례대로 깨물었다. 이건 심각한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하는 버릇이다. 여러분도 이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소를 뷔익~ 퓌익~ 불며..
2011.02.12 -
사촌 형과 걸으면 밤길이 무섭지 않아!
2011.02.03 목요일 '집합이... 부분 집합... 공집합에...' 나는 너무 심심해서 할아버지 댁 안방 의자에 앉아, 중학교 수학을 노트에 필기해보고 있었다. 그때 '비리비리비! 비리 비리비리~!' 하는 초인종 소리가 귀속을 파고들었다. 나는 '막내 고모네가 오신 건가?' 기대하며 현관으로 나갔다. 문이 열리더니 제일 먼저 막내 고모, 그리고 고모부, 나와 동갑인 혜영이, 그리고 내가 그렇게 기다리던 정욱이 형아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나는 정욱이 형을 보자마자 형아 등을 두드려주며 웃었다. 형아도 그러는 나를 보고 살며시 웃었다. 형아는 마지막으로 본 할머니 칠순 때랑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았다. 머리카락이 조금 길었나? "안녕, 형아?", "그래, 안녕!" 거실에서 가족들이 인사를 나누..
2011.02.06 -
봄에 내리는 눈
2010.03.10 수요일 "후아~!" 도저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파트 현관 밖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하얀 나라였다. 지금까지 나는 '이제 겨울은 끝났어! 지긋지긋한 눈이여! 이제 다음 겨울까지는 안녕!'하고 생각하며 완전히 봄을 맞은 기분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눈이 하룻밤 사이에 아무 데나 밟기만 해도, 허벅지까지 푹푹 빠질 정도로 내리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학교 갈 길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도 제대로 된 길이 있기는 하였다.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 논 발자국 길, 계곡 사이 흐르는 작은 계곡 같은 길은, 그나마 눈을 밟지 않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방이 엄청난 눈이 쌓인 상태에서, 그 사이 작은 길로 그것도 미끄러운 길로 다니는 것은, 공중 줄타기처..
2010.03.11 -
지각한 날
2009.06.15 월요일 나는 아침부터 이상한 꿈에 시달리다, 어느 순간 간신히 눈을 떠서 시계를 보았다. 오전 8시 40분! 순간 방안이 흔들리도록 "으악~ 완전 지각이다, 망했다~!" 하고 소리치며, 방바닥에 쌓여 있는 옷을 아무거나 입고, 가방을 들고 뛰어나갔다. "어? 상우야, 그냥 쉬지~." 하시는 엄마의 말소리를 뒤로한 채. 학교 가는 아이는 아무도 없고, 아파트 입구에서 엄마와 손을 흔들며, 유치원 버스를 타는 어린아이들을 보니 왠지 쓸쓸해졌다. 그보다 더 마음을 괴롭히는 건, 아무리 빨리 걸어도 지각을 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급하게 뛰어나오느라, 난 내가 밤새 아팠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걸을수록 기침이 콜록콜록 쏟아지고, 머리는 산처럼 무겁고, 하아하아~ 가슴이 쥐어짜듯 아팠다...
200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