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도서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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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2010.01.07 금요일 '끼이이익~!' 나는 쇳소리 나는 대문을 열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공기가 내 코와 입으로 빨려 들어왔다. 하늘은 바다보다도 더 새파랬고, 겨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햇빛이 쨍쨍했다. 아침부터 나는 답답했다. 방학 내내 추운 날씨가 이어져서, 꼼짝 않고 좁은 방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보았더니, 나의 몸은 에너지를 쓰지 못해 뻣뻣하고 근질거렸다. 엄마는 오늘따라 몸이 안 좋으신지, 표정도 안 좋고 잔소리만 하신다. 나는 엄마가 영우에게 잔소리하는 틈을 타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런데 나는 도망치듯 나와서, 옷을 챙겨입고 나오질 못했다. 얇은 바지 한 벌에 내복을 안 입고 양말도 안 신고, 목폴라에다가 스웨터 하나를 달랑 걸치고 잠바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하늘색과 ..
2011.01.10 -
아빠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2010.08.18 수요일 오늘은 아빠와 같이 저녁때 종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오늘은 어린이 도서관이 아니라,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거대한 종로 도서관이다. 사직공원 계단을 높이 올라가면, 보라색인데 어두침침한 보라색이라서 조금 갑갑해 보이는 건물이 나온다. 그 건물의 옆면 창가와 벽에는 담쟁이 덩굴이 살짝살짝 초록색으로 덮여 있고, 군데군데 낡아서 금도 조금 가 있었다. 도서관 입구에는 금색의 조금 벗겨진 쇠붙이로 이라고 글자가 크게 박혀있다. 아빠랑 나는 아빠의 손가방에 공부할 것들을 잔뜩 넣어서 함께 출발했다. 가파른 계단들을 올라오니, 종로도서관의 입구가 하마처럼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종로도서관을 흐린 날 멀리서 봐왔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고성 같은 느낌이었는데, 입구를 들어서..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