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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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도시락 먹기
2015.03.09 월요일 어제와는 다르게 엄청난 꽃샘추위가 살을 파고드는 월요일이다. 1학년 때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2학년 들어 큰맘 먹고 신청한 방과 후 야간자습의 첫날이기도 하다. 학교 후문에서 전해 받은 엄마의 도시락을 안고 면학실로 들어가려는데, 대청소 한다고 나가란다. 그러면 면학실에서 나가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데 참 난감했다. 야간자습 전의 석식 신청을 제때 하지 못하여, 내가 유일하게 있을 곳인 면학실을 뺏겨버린 셈이라 막막했다. 날은 어두워지고 학생들은 전부 환하게 불 켜진 교실을 찾아 석식을 먹으러 삼삼오오 모여가는데, 나 혼자 불 꺼진 복도와 계단을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며 한 바퀴를 돌고 있다. 벌써 지겹고 지나온 사람들을 또 마주친다. 그냥 집에 갈까? 몸이 아프신데 방금 ..
2015.03.16 -
매점 아주머니 덕분에 되새긴 나의 블로그
2011.04.22 금요일 "후우, 하~!" 오늘도 매점에는 학생들이 사탕에 개미 꼬이듯이 모였다. 나도 그중에 먹을 것을 얻으려는 일개미처럼 끼어서, 겨우겨우 카운터 앞까지 도착해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우리 학교 매점은 맛난 것들을 많이 팔아서 점심시간, 학교 끝난 후 할 것 없이, 언제나 사람들로 복작북적거린다. 나는 카운터 앞에 잠시 몸을 기대어 헐떡인 뒤에,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내가 평소에 즐겨 먹는 과자를 사려 하였다. 어떤 선배가 군것질거리를 계산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얘? 너 혹시 상우 아니니?" 하고 물어보셨다. 그 형아는 '웬 상우?'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나는 피식~ 웃음이 얼굴에 번졌다. '진짜 상우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엉뚱한 사람을 ..
2011.04.26 -
TED 광화문, 무대에 서다!
2010.11.06 토요일 꿈만 같던 TEDx 광화문 행사가 끝났다. "사회복지 THE 상상해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린 이번 무대는,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처음 해보는 연설이라 얼떨떨했는데, 많은 어른이 칭찬을 해주셨다. 나는 행사 시작 전, 무대에서 김현 사회복지사님과 엄마와 몇몇 관계자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리허설을 하였다. 나는 이란 제목으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 나는 원고를 보면대 위에 놓고, 마이크를 잡고서 넘기며 읽었는데 뭔가 조금 불편하였다. 본 무대에서는 귀에 꼽는 마이크를 사용하기로 했다. 리허설하는 동안, 나는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계속 말을 버벅거리면서, 관객이 있을 객석을 향해 눈도 돌리지 못했다. 조명은 너무..
2010.11.08 -
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2탄
2009.10.22 목요일 용기를 내어 다시 행사장 안으로 들어온 나는, 계속 흐어어~ 눈이 동그래졌다. 중간 중간 동그랗고 하얀 식탁보가 깔린 음식 테이블도 있었고, 여러 가지 최신 텔레비전, 컴퓨터가 화려하게 진열돼 있었다.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사람, 음료수 잔을 들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 카메라 맨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사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행사장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나는 영화 에 나오는 대령 집의 파티에 몰래 숨어든 아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제일 먼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간 곳은 음식 테이블이었다. 그런데 테이블마다 꽃밭에 벌들이 달라붙은 것처럼, 사람들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치킨..
2009.10.25 -
노래하는 분수
2008.04.05 토요일 우리 가족은 호수 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앞 광장으로 가서, 오후 내내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을 하였다. 스케이트를 벗고 집에 가려는데, 방송에서 "잠시 후 7시, 고등학교 관악단의 특별 공연이 있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의 팔을 붙들며 "공연 보고 가요! 네?" 하며 졸랐다. 우리 가족은 분수대 맞은 편, 공연이 시작될 계단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공연 볼 준비를 하였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우리 앞자리에 서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 때문에 더 볼 수가 없어서, 무대 뒤 편 잔디밭으로 자리를 옮겨 마음껏 콩콩 뛰며 연주를 들었다. 생각보다 짧게 공연이 끝나서 아쉬워하며 가려고 하는데, 또 방송에서 "잠시 후엔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노래하는 분수의 공연이 펼쳐지겠습니다. ..
2008.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