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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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을 입은 손가락
2009.12.10 목요일 점심을 먹고 나서 아이들 대부분이 운동장으로 나가 놀았는데, 나는 기침이 나와서 교실로 올라왔다. 진석이와 경석이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교실 뒤편에서 진드기처럼 딱 붙어 장난을 치고 있었다. 진석이는 경석이 등에 고동이 조개 잡는 모양으로 대롱대롱 달라붙었다가, 두 팔을 집게처럼 벌려 경석이 머리를 꽉 안고 격투기 하듯이 찍어눌렀다. 경석이는 으어어~ 하면서 진석이를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둘은 서로 쫓고 쫓기다 교실 문이 있는 사물함 옆까지 바짝 갔는데, 그만 다리가 엉켜 중심을 잃고 온몸을 기우뚱거렸다. 바로 그 옆을 지나가던 나는, 아이들이 넘어져서 머리라도 다칠까 봐 받치려고 오른손을 뻗었는데, 아이들 밀치는 힘에 밀려 갑자기 교실 문이 내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틈..
2009.12.11 -
2006.07.31 조개 잡이
2006.07.31 월요일 뜨거운 한낮이었다. 나는 바다에서 파도 타기를 하던 우리 가족이 바다 바로 앞에 있는 갯벌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하여 가 보았다. 내가 "엄마 뭐해요?" 하고 물어 보았더니 "조개를 잡아." 하고 대답하셨다. 나도 땅을 파 보았다. 정말로 파기만 하면 조개가 나왔다. 정말 조개가 많이 나와서 아빠가 조개 담는 바구니를 가지러 갔다. 그 사이 희안한 광경을 보았다. 잡았던 조개들을 땅 위에 내려 놓으니 일자로 뒤집어져서 갯벌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러다가 조개를 다 놓치겠어!" 하고 영우와 난리를 부렸다. 나는 옷을 뒤집어 보자기처럼 만들어서 다시 조개들을 빼내 옷 속에 담았다. 아빠가 통을 가져와서 한가득 잡고 꽉 찬 마음으로 샤워장에 갔다.
2006.07.31 -
2006.06.01 바닷속 모습
2006.06.01 목요일 이 그림은 제가 6살 때 그린 바닷속 풍경 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보라색은 물고기의 집이고요, 바로 위의 갈색은 굴뚝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거북이가 있어요. 창문이 달려 있는 중간 아래는 거북이의 집이죠. 그리고 그 위에는 하늘색 물고기 있죠? 물고기 머리 앞에 보따리를 지고 있는 것은 새로 엄마를 따라 이사온 아기 불가사리 랍니다. 아기 불가사리 밑은 엄마 불가사리 이구요, 엄마 불가사리 옆에 있는 것은 새로 이사온 불가사리 가족의 화려한 집입니다.
2006.06.01 -
2005.08.01 방포항 꽃다리 (여름 방학 숙제 - 여행 글 모음: 바다 이야기 3/4)
방포항 꽃다리 2005.08.01 우리는 방포항 어시장에 조개를 사러 갔다. 아빠와 엄마가 조개를 구경하는 사이에 영우와 나는 방포항 꽃다리에 올라갔다. 영우는 무서워 하면서 빨리 엄마, 아빠한테 가자 했다. 다리가 너무 높아서 나는 토할 것 같았다. 내가 커다란 개미가 되어 커다란 풀다리를 건너는 느낌이었다. 다리 위에서 밑을 보니 바다가 보였고, 모래 사장도 있었고, 배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사람들은 다리 위에서 환하게 웃었다. 멀리 할머니 바위, 할아버지 바위 옆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보였다. 나는 내려올 때에 다리가 흔들거려서 무너질까봐 조심조심 내려왔다. 아빠가 다리 밑에서 두 팔을 벌리고 우리를 맞아 주었다. (여름 방학 숙제 - 여행 글 모음: 바다 이야기)
2005.08.01 -
2005.07.30 조개 껍질 줍기 (여름 방학 숙제 - 여행 글 모음: 바다 이야기 1/4)
조개 껍질 줍기 2005.07.30 우리 가족은 안면도 기지포 해수욕장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잤다. 새벽에 일어나 엄마와 영우와 나는 바다를 보러 갔다. 우리는 걸어가며 바다를 보았다. 새벽 바다는 하야면서도 푸른 빛깔을 띄고 있었다. 그 푸른 물 사이로 아주 예쁜 조개 껍질이 있었다. 나는 그 조개 껍질을 들어 보았다. 이건 그 때 해양 수족 박물관에서 보았던 프랑스 바다에 있다는 아기 가리비 같은데,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예쁜 조개 껍질이네." 영우는 볼을 부푸린 채로 그걸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얼른 자기도 예쁜 조개 껍질을 줏어 왔다. 그 조개 껍질은 푸르렀다. 나는 마음 속으로 말했다. '아마도 저 푸른 바닷물에 칠해져서 저렇게 푸른가 봐!' 그 뒤로도 나와 영우는 끝도 없이 조개 껍질을 주웠다..
200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