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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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에서 멈춘 시간들
2014.10.09 목요일 무시하려고 애를 썼다. 고등학교 1학년, 내 삶 살기에도 숨이 턱까지 차는 와중에, 주변 돌아가는 게 무슨 상관이냐, 성질 폭발하면 행여 다른 사람에게 모난 사람으로 보일까 봐, 다들 그냥 그러려니 넘기는데 나만 과민반응한다는 취급 받을까 봐, 애써 못 본 척 넘긴 날들이, 걷잡을 수 없는 추악한 소용돌이가 되어 나라를 휘감고 있다. 잔혹한 서북 청년단의 부활, 휴일 근로자의 휴일 추가노동 수당을 없애는 근로기준법 재정 안, 상가세입자의 권리금에 붙이게 되는 새로운 세금, 개인의 인터넷 이용까지 감시하는 검찰, 그리고 아직 사고의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채 잊혀가는 세월호 참사까지... 어지럽고 불안하다. 아무리 봐도 정상답지 않은 상황들이 대기한 것처럼 줄줄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2014.10.11 -
박원순 시장님께 드린 선물
2014.06.14 토요일 몸살이 심하게 나 조퇴하고, 병원 가서 주사를 맞은 게 어제 일인데 당장 지금 그 몸을 이끌고 쌩쌩한 척, 박원순 시장님을 만나려니, 내 몸의 저 안쪽에 갇혀있는 내가 데굴데굴 구르며 발광을 하는데, 겉으로 나오는 웃음도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은 시장님께, 내가 쓴 책을 선물로 드리려고 약속한 날! 재선된 지 얼마 안돼서 무지 바쁘실 텐데도 시간약속을 해주신 시장님과의 만남을 놓칠 순 없다. 나는 2년 전 중학교 2학년 때, 블로거 간담회를 통하여 시장님께 즉흥적으로 책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시장님의 집무실에는 도서관처럼 책이 많았기 때문에 어린 학생인 내게 책 한 권, 즉석에서 뽑아 선물하는 것쯤이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
2014.06.14 -
내 가슴에 떨어진 영화, 변호인
2013.12.23 월요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을 때는, 내가 초등학생이라 어려서 그분을 잘 몰랐다. 그저 어른들 대화를 통해 흘려 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소탈한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아, 그리고 그분은 어른들 술자리에서 욕도 많이 먹었던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나는 그때 태어나서 아빠가 서럽게 우는 것을 처음 보았다. 아기 때 내가 폐렴에 걸려 응급실에서 죽었다 살아났을 때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아빠가, 두루마리 휴지 한통을 다 쓸 정도로 슬퍼했던 대통령의 죽음이었다. 나는 그 죽음의 이유가 너무 어이없음에 분노했고, 한나라의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서서히 눈을 뜨게 되었다. 서민 출신이고,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했던 민..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