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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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밥과 독서 캠프
2011.07.29 금요일 엊그제 아침, 우리 학교 고은미 국어 선생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주 내가 금요일마다 학교에서 열리는 독서 논술 캠프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목요일 슈퍼블로거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밤, 나는 햇빛에 거의 화상 입은 듯이 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냉찜질을 하고 통증에 시달리며 '오, 하느님!'을 밤새 부르짖었다.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요번에는 꼭 가겠노라 다짐을 한 금요일이다. 요즘같이 추적 추적 비가 오고, 몸에서 힘이 다 빠져버리도록 더운 날에는 밖에서 뛰노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집에서 책만 보기에는 갑갑하고 덥다. 선풍기를 틀어도 등줄기에 땀이 흥건히 젖는다. 집 밖에서도, 집안에서도 괴로운 날씨고, 청춘이 아까운 시절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2011.08.03 -
토란국
2008.09.14 일요일 우리는 차가 밀려 점심 시간을 훨씬 넘겨 외가댁에 도착했다. 나는 외가댁에 도착하기 전부터 토란국이 먹고 싶어 입에 침이 고였다. 엄마가 할머니께서 토란국을 끓여놓고, 기다리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토란국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맛일까 궁금해졌다. 이름이 탱탱한 공 같은 느낌이 나는 걸 보니, 혹시 살구처럼 아삭아삭한 열매 맛이 날까? 외가댁 식탁에 앉아 할머니께서 부랴부랴 내주신 토란국을 보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고기와 무, 다시마 국물에 잠겨 있는 뿌연 토란은 물에 펄펄 끓여서 퍼진 마늘처럼 보였다. 머뭇거리는 나에게 엄마가 "이게 토란이야, 먹어 봐!" 하셨다. 나는 젓가락 두 개로 토란을 쿡 찌르고, 크레인으로 바위를 들어 올리듯이, 국물 속에서 토..
2008.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