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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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나라 사랑
2008.12.11 목요일 도덕 선생님께서 2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풀고, 그 중에 한 단원을 골라, 그에 대해 주장하는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2주 전부터 내주셨다. 이 숙제는 2학기 마무리 겸, 평가가 되니 정성껏 해오라고 하셨다. 벌써 많은 아이가 숙제를 낸 상태였는데, 나는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하루 만에 그 숙제를 다해서 왔다. 하루 동안 하기엔 너무 양이 많아서, 밤늦게까지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글쓰기 숙제였다. 교과서를 간신히 다 풀고, A4용지에 주장하는 글을 쓰려니 벌써 12시가 다 되었고, 나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냥 4단원을 택하여 '나라 사랑'이란 주제로 주장하는 글을 쓰려는데, 도저히 써지지가 않는 것이다. 머릿속에 '나라 사..
2008.12.12 -
김포공항에서
2008.09.20 토요일 오후 6시, 우리 가족은 김포공항 출구에서 큰삼촌 가족을 기다렸다. 큰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조카 진우는 제주도에서 5시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큰삼촌 가족은 제주도에 사셔서 자주 뵙지를 못한다. 하나밖에 없는 외사촌 동생 진우는 올해 5살인데, 돌잔치 때 보고 나서 4년 만에 만나는 거라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다. 나는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걸어나오는 문 앞 기둥에 기대어서, 뒷짐을 지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기다렸다. 영우는 사람들이 나오는 자동문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가 경비 아저씨에게 불려 나왔다. 나도 가까이 가서 유리문에 코를 대었다가 역시 아저씨에게 뒤로 물러나란 소리를 들었다. 도착 예정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삼촌 가족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엄마는 비가 와서 ..
200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