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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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이웃 할아버지
2009.10.03 토요일 나는 엄마, 아빠가 최근에 알고 친분을 갖게 되신 어떤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였다. 아빠, 엄마가 월요일 저녁마다 공부하는 학당에서 만난 할아버지인데,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었던 것이다. 그 할아버지 댁은 3단지였는데,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따뜻하고 편안한 인상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를 바로 맞아주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 분만 사시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거실 벽과 책장 유리면에, 귀여운 아기들 사진과 가족사진이 수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께 "권상우입니다!"하고 인사를 드리자, 학원을 몇 개나 다니느냐고 물으셔서, 안 다닌다고 했더니, "잘했네! 오랜만에 학생다운 학생을 보는구나!" 하..
2009.10.05 -
신나는 캠프파이어 - 상우의 야영일기 3탄
2009.05.27 수요일 5학년 전부 운동장 가운데 쌓아놓은 장작더미를 중심으로 모여, 크게 원을 만들었다. 이윽고 야영장 안에 있는 가로등, 야외무대 불빛이 모두 꺼지고, 우리는 어둠 속에 묻힌 고양이들처럼 눈만 반짝거렸다. 우리 반 반장이 5학년 대표로 나가, 끝에 불이 붙은 기다란 막대기를 깃발처럼 높이 들고, 원을 한번 돌다가 장작 앞으로 갔다. 그리고 막대기 끝으로 장작더미를 툭 건드렸더니, 순식간에 장작더미에 불이 파아~ 피어올랐다. 순식간에 내 눈에 불빛이 들어왔다. 마치 태양이 졌다가 다시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우리 모두 "와아아~" 하품하는 것처럼 점점 입을 크게 벌리고 불꽃을 바라보았다. 불길은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올라 금방이라도 다른 곳으로 튀어 날아갈 것 같이 거세게 타올랐다...
2009.06.04 -
나무 타기
2009.02.12 목요일 영우와 피아노 학원 차를 기다리는 동안, 놀이터 나무에 올라가 보았다. 그것은 굵은 나무를 원기둥 모양으로 가공해서 놀이터 안에 말뚝처럼 박아놓고, 몸통 여기저기에 도끼로 찍은 듯한 흠을 만들어, 그것을 잡거나 밟고 올라갈 수 있게 만든 거대한 놀잇감이었다. 나무의 감촉은 매끄러운 돌 같았다. 나는 먼저 왼발을 제일 낮은 틈에 딛고, 조금 더 높은 틈에 오른발을 디뎠다. 일단 그렇게 몇 번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보았다. 그러자 요령이 붙었다. 나무 둥치를 안고 허리와, 등, 어깨 순서로, 뱀처럼 양쪽으로 번갈아 흔들며 올라가니, 발을 딛기가 더 쉬웠다. 정말로 새 알을 훔쳐 먹으려고 나무 위를 올라가는 뱀이 된 기분으로, 나는 신이 나서 어깨춤을 추듯이 더 심하게 몸을 흔들며 ..
2009.02.13 -
2007.01.21 박물관이 살아있다
2007.01.21 일요일 오후에 가족들과 함께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보러 우리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 롯데 시네마에 갔다. 우리는 표를 내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장면부터 나는 무지 놀랐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래리 아저씨가 박물관 야간 경비로 취직했는데, 밤이 되면 갑자기 티라노 사우루스 공룡 뼈대가 살아나서 래리 아저씨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찔해서 주인공이 벌써 죽나 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공룡이 강아지처럼 뼈다귀 놀이를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휴' 하고 안심하며 래리 아저씨의 기분이 되었다. 나라면 경찰을 불렀을텐데. 그리고 웃기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동물관에 있는 원숭이와 열쇠 때문에 한바탕 싸우다 원숭이가 래리 아저씨의 얼굴에 오줌을 갈겨 버린 것이다. 어찌나 괘씸한지 ..
2007.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