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5)
-
나의 눈을 뜨게 한 플라즈마
2011.03.11 금요일 "우리는 지금까지 액체, 고체, 기체의 상태 변화에 대해 배웠답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전혀 새로운 상태의 물질을요! 액체, 고체, 기체의 틀을 벗어난 무언가가...! 그리고 실제로 존재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인 과학 시간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께서는 나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할 만큼 매혹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요즘 과학 시간에 배우는 것은 물체의 상태 변화인데, 나는 첫 시간부터 액체, 고체, 기체 이외에 물질의 새로운 상태가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품었었다. 그런데 지금 그 궁금증을 선생님께서 해결해주는 이야기를 꺼내신 것이다. "지구 상에는 없지만, 우주에서는 흔한 이 상태는, 기체가 어마어마한 열을 받는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2011.03.14 -
버터맥주 만들어 먹기
2010.01.17 월요일 오늘도 너무 추워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책 속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온종일 가만히 앉아서 몇 시간이고 책만 읽는 것은 지루한 일이기도 하다. 나는 에너지가 넘치는 어린이 아닌가? 꼭 무언가 창조하고만 싶은 기분이었다! 나는 지루해하며 인터넷을 열었다. 그때 인터넷의 한구석에 내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사진이었다. 버터맥주를 처음 들어본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느글느글하고 풍부한 느낌의 버터와 시원하고 톡 쏘는 (내 생각에는 맥주가 말의 오줌 맛 같은데, 어른들은 그렇다고 한다.) 맛의 맥주가 어떻게 섞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해리포터 책을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바로 입맛을 다실 것이다. 내가 해리포터를 읽으며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2011.01.19 -
가출
2010.01.07 금요일 '끼이이익~!' 나는 쇳소리 나는 대문을 열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공기가 내 코와 입으로 빨려 들어왔다. 하늘은 바다보다도 더 새파랬고, 겨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햇빛이 쨍쨍했다. 아침부터 나는 답답했다. 방학 내내 추운 날씨가 이어져서, 꼼짝 않고 좁은 방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보았더니, 나의 몸은 에너지를 쓰지 못해 뻣뻣하고 근질거렸다. 엄마는 오늘따라 몸이 안 좋으신지, 표정도 안 좋고 잔소리만 하신다. 나는 엄마가 영우에게 잔소리하는 틈을 타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런데 나는 도망치듯 나와서, 옷을 챙겨입고 나오질 못했다. 얇은 바지 한 벌에 내복을 안 입고 양말도 안 신고, 목폴라에다가 스웨터 하나를 달랑 걸치고 잠바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하늘색과 ..
2011.01.10 -
기적의 태양
2009.12.03 목요일 5교시 과학 시간 그렇게 기다려왔던, 우리가 사는 태양계를 배우는 우주 단원에 처음 들어갔다. "모두 과학책 65쪽을 펴세요!" 하는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아이들은 모두 매끄럽게 수루락~ 책을 펼쳤다. 우주 단원의 첫 장은, 보석처럼 총총총 우주에 박힌 별들과 인공위성, 그리고 가장 멀리에서 찬란한 빛을 비추는 태양이 있는 그림으로 시작하였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마치 내가 우주선의 해치를 열고 우주와 맞닥뜨린 것 같은 충격에 사로잡혔다. 선생님께서 리모컨을 멋지게 잡고 TV 화면 쪽으로 손을 쭉 뻗어 버튼을 누르셨다. TV에는 과학책과 비슷한 그림이 떴다. 선생님이 바로 의자에 앉아 컴퓨터 마우스를 토돗~ 네 번 누르시고 나니까, TV 속 그림 위에 노란색 네 가지 글귀들..
2009.12.05 -
2006.08.25 병원
2006.08.25 금요일 오늘은 병원을 두 군데나 다녀왔다. 갑자기 열이 불덩이 같고 자꾸 토했다. 소아과에 가니까 장염도 조금 있고 목도 많이 부었다고 했다. 그리고 피부과에 갔는데 한 달 동안 발바닥과 무릎에 물집이 생겨 약을 발라도 낫지 않아서 고생했는데 농가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에게 왜 빨리 안 왔느냐고 혼도났다. 하필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이게 무슨 꼴이람! 아마도 방학 동안 에너지를 많이 써서 힘이 빠진 틈을 타 병균이 들어온 모양이다.
200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