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10)
-
암에 걸린 할머니
2008.10.05 일요일 며칠 전부터 나는 우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엄마가 대구에 입원해 누워 계신 할머니를 만나러 가셨기 때문이다. 나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아직 남은 감기 기운이 할머니께 좋지 않을까 봐 참고 다음번에 찾아뵙기로 하였다. 할머니가 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했다. 그리고 '분명 이건 꿈속에서 들은 소식일 거야. 이 꿈이 깨면 나는 침대에 누워 있을 거고, 학교에 가야 할 거야, 그러면서 나는 휴~ 내가 악몽을 꾸었구나! 하고 안심할 거야!'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나는 3년 전 외할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가슴이 무너지듯 놀랐다. 다행히 외할아버지는 고비를 넘기셨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지금은 많이 ..
2008.10.07 -
기적 - 과학의 날 교내 행사 글쓰기 작품
2008.04.01 화요일 때는 2007년, 우리나라 서해 태안반도에 유조선 기름이 쏟아져, 오염되어 온 나라 안은 난리가 났고, 서해는 생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어부들은 일손이 끊겼고, 물고기는 동해나 먼 나라에서 턱도 없이 비싼 값에 수입해와야 했으며, 육지의 물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야 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서해안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여기 용감한 어부의 아들 권 푸름이 있었다. 푸름이는 어릴 적부터 자기가 사는 바다를 자랑스러워 했고, 바다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유조선이 좌초되는 걸 바로 옆에서 본 아이기도 하다. 아빠의 배에서 형과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배를 고정하던 줄이 끊어..
2008.04.01 -
2007.03.19 가슴 아픈 사실
2007.03.19 월요일 학교에서 영어 특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내가 학기 초에 공원 안 풀숲가에서 이름 모를 어린 나무를 발견했었는데 그 당시 그 나무는 키가 나와 맞먹었고, 잎사귀는 연두색이었고 껍질은 보들보들해서 아기 나무라 여겼다. 그런데 그 어린 나무 주위에 있는 나무들이 밑동만 남기고 싹둑 베어져 있었고, 베어진 나무 몸뚱이들이 시체처럼 풀숲에 널려 있었다. 그것을 보고 여기 이 아기 나무만큼은 내가 지켜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 후로 매일 학교 오고 가는 길에 어린 나무를 만져주고 이야기도 걸고 이름도 무엇으로 지어줄까 고민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오늘 알게 되었다. 그 나무는 이제 막 자라는 나무가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 윗 부분에 있는 굵은 가지들에 여..
2007.03.19 -
2006.03.24 푸른곰의 굵기
2006.03.24 금요일 나는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공원 한가운데 서있는 푸른곰을 만져 보고 싶었다. 푸른곰이 뭐냐면 1학년때부터 내가 이름을 지어준 나무이다. 그 나무는 공원에서 제일 키가 크고 가장 푸르고 가장 듬직해서 내가 푸른곰이라고 이름 붙이고 학교 가는 길에 만날 때마다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오늘 푸른곰의 몸을 손으로 만져 보았더니 너무 단단해서 도끼로 찍어도 도끼날이 상할만큼 단단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 푸른곰처럼 듬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0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