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4)
-
황금 연필
2009.03.17 화요일 5교시가 끝나자 우리 반은 모둠별로 나가 선생님께 알림장 검사를 맡았다. 알림장 검사를 다 받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호준이가 나에게 다가와서 "상우야, 아까전에 그 파란색 파워레인저 연필, 니꺼 아니니?" 하였다. 나는 점심 시간에 5교시 수업 준비를 하면서, 맨 앞자리에 앉은 홍범이가 몽당연필을 쓰는 걸 보고, 새 연필을 한 자루 빌려준 일이 생각났다. 연필을 돌려주려나 보다 생각하고 "응." 고개를 끄덕였는데, 호준이가 다짜고짜 홍범이 뒤에 앉은 태국이에게 "거봐~! 상우거 맞잖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영문을 몰라 어벙벙하였는데, 태국이가 눈을 흘기며 "아냐~! 이거 내거거든!" 하고 맞받아쳤다. 태국이가 쥔 연필은 내 연필이 맞았다. 그런데 태국이는 며칠 전에 잃..
2009.03.18 -
맘모스와 호랑이 놀이
2008.03.19 수요일 2교시 쉬는 시간, 나는 우석이를 만나러 옆반 4학년 3반 교실에 들러보았다. 거기서 우석이와 잠시 놀고 나가려는데,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였던 우빈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나를 덮쳤다. 우빈이는 양팔로 자기 어깨를 감싼 자세로 계속해서 내 어깨를 밀어붙였다. 나는 어어 밀리다가 맞서서 같이 밀어붙였다. 우리는 팔짱을 낀 상태에서 코뿔소처럼 씩씩거리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밀고 밀리다가, 우석이까지 합세하여 밀기 놀이에 열을 올렸다. 갑자기 복도를 지나가던 고학년 형아들이 우리를 보더니, 나와 우빈이에게는 "뚱뗑이!" 하고 외쳤고, 우석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뼈다귀!" 하고 외쳤다. 그 말을 들은 우석이는 화를 내며 "나 뼈다귀 아니야~! 얘들도 뚱뗑이 아니구!" 하고..
2008.03.21 -
대조영 마지막회를 보고나서
2007.12.23 일요일 텔레비전 드라마 마지막회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계자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까 궁금해서다. 유력한 후보는 검이와 단이! 검이는 대조영이 초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고, 단이는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조카딸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다. 여기서 내가 관심이 있는 인물은 검이었다. 검이는 어릴 때부터 대조영이 자기 아버진 줄 모르고 자랐다. 엄마인 초린은 거란족장의 딸이었는데, 고구려 장수인 대조영과 사랑을 나누다 검이를 임신했지만,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 앞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고 죽임을 당할 뻔 하다가, 거란족 장수 이해고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검이를 낳아 키우게 되었다. 당연히 검이는 이해고를 자기 아버지로 알고 컸으며, 이해고..
2007.12.24 -
작은 별
2007.12.17 월요일 3교시 음악 시간이 되었다. 처음엔 라는 노래를 몇 번 합창한 다음, 서 미순 선생님께서 오늘은 을 하겠다고 하셨다. 그게 뭐냐면, 라는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선생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을 클릭한다. 그러면 노래 제목이 쫘르르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클릭하시는 노래 전주를 들어보고,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면 된다. 대신에 한 번 불렀던 사람은 다음 노래 때 또 일어서도 되지만, 아직 안 부른 사람이 일어서면 양보해야 한다. 노래가 시작하자 처음엔 주로 승호와 가람이가 불렀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흥이 나면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나만의 율동을 만들어 움직였다. 나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내키질 않았다. 왜냐하면, 노래..
2007.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