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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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리다!
2010.07.21 수요일 우리 반 선생님은 한 학기가 끝나가도록, 체육 시간에 축구보다는 줄넘기를 더 많이 시키셨다. 우리는 특히 월드컵 때문에 축구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체육 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축구시합을 하는 반을 보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장장 2교시 동안, 1반과 4반과 번갈아가며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우리 반은 운동을 잘하는 아이가 별로 없어서 축구는 꼴찌였다. 그런데 1반은 몹시 어려운 상대다. 체육 잘하는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뭉친 반! 1반과는 딱 2번 축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1골도 득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처음에는 1반이 앞서는가 했다. 1반은 경기..
2010.07.24 -
작은 별
2007.12.17 월요일 3교시 음악 시간이 되었다. 처음엔 라는 노래를 몇 번 합창한 다음, 서 미순 선생님께서 오늘은 을 하겠다고 하셨다. 그게 뭐냐면, 라는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선생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을 클릭한다. 그러면 노래 제목이 쫘르르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클릭하시는 노래 전주를 들어보고,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면 된다. 대신에 한 번 불렀던 사람은 다음 노래 때 또 일어서도 되지만, 아직 안 부른 사람이 일어서면 양보해야 한다. 노래가 시작하자 처음엔 주로 승호와 가람이가 불렀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흥이 나면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나만의 율동을 만들어 움직였다. 나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내키질 않았다. 왜냐하면, 노래..
2007.12.17 -
길 잃은 양들
2007.11.30 금요일 박영은 선생님께서 이틀째 안 나오고 계신다. 어제는 교사 연수 때문에 못 나오셨고, 오늘은 작은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못 오셨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반은 다른 때보다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한 교시마다 다른 선생님들께서 교대로 봐 주시기는 하지만, 틈만 나면 여기저기 흩어져서 모이를 쪼고 짹짹짹 떠드는 참새들처럼 질서가 없다. 단, 1학기 임시 선생님이셨던 서미순 선생님이 들어 오실 때만 빼고. 4교시 체육 시간이 되자 우리 반은 어떤 선생님이 오실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선생님은 들어오지 않으셨다. 우리 반 아이들은 점점 떠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속닥속닥 재잘재잘하던 소리가 갈수록 거세게 번지면서 툭탁툭탁 캉캉캉 천둥소리처럼 바뀌더니 교실이 코끼리 발 구르듯..
200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