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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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문고에서 터진 코피
2011.01.03 월요일 "큼, 킁~!" 갑자기 코가 간지럽고 촉촉했다. 그리고 콧물 같은 것이 조금 새어 나왔는데, 콧물보다는 더 따뜻하고 더 끈끈하지 않고 물 같았다. 나는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물이 새는 것 같은 왼쪽 콧구멍을 살짝 훔쳤다.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진한 빨간색 액체가 왼손 검지에 묻어나왔다. 그리고 이내 방울방울 눈물처럼 흐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왜 코피가 나는 것일까?' 가장 먼저 이 생각부터 들었다. 어젯밤 새벽 3시까지, '아홉살 인생', '아르네가 남긴 것', '별을 헤아리며'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살짝 감기 기운도 있는 듯 피곤하고 몸이 매우 무거웠다. 아,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책을 읽는 중에도 살짝 코피가 났었다...
2011.01.04 -
담뱃갑 만들기
2009.09.30 수요일 3교시 보건 시간, 지난 시간에 이어 담배에 대한 수업이 이어졌다. 보건 선생님께서는 텔레비전 화면으로, 우리나라 담뱃갑과 외국 담뱃갑 사진을 차례차례 보여주셨다. 우리는 그 둘이 얼마나 극과 극으로 다른지 몸서리쳤다. 우선 우리나라 담뱃갑에 그려진 그림은, 예쁘고 단순했다. 시원한 대나무 그림, 파란 동그라미 그림, 귀여운 고양이 그림! 이들은 오히려 몸에 좋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신선해 보였다. 거기에 반해 외국의 담뱃갑들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담배 때문에 입을 벌린 채 파랗게 일그러진 얼굴로 사망한 시체 사진, 뇌에서 피가 입체적으로 콸콸 솟구치는 사진, 쭈글쭈글 썩어가는 폐사진! 담배로 파괴된 몸을 나타낸 그림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조차 저렇게 되지..
2009.10.02 -
재미있는 과학 시간
2008.08.28 목요일 개학한 지 3일째, 모든 것이 자리를 잡고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선생님은 여전히 활기차게 수업을 이끄시고, 친구들은 변한 듯 안 변한 듯 한교실에 모였다.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이 기뻐서 살 맛이 난다. 특히 수업 시간이 되면 태어나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호기심이 넘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4교시 과학 시간, 선생님께서 텔레비전 화면으로에 관한 프로를 보여주셨다. 첫 장면부터 바다에 사는 몸이 말랑말랑하고 영화 에 나오는 로봇 이브처럼 생긴 생물이 유유히 바다 밑을 헤엄쳐다녔다. 물결을 타고 샤랄라 헤엄치는 그 뽀얀 생물은 마치 천사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이 생물이 과연 악마같이 변할 수 있을까?'라는 문구가 떠오르자마자, 이 생물은 급하게 아래..
200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