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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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바지
2011.08.20 토요일 오늘따라 왠지 교복 바지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다리를 마음껏 벌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교실에서 편한 바지의 느낌을 즐기기 위해, 마이클 잭슨처럼 문워크도 흉내 내고 허벅지를 뱅뱅 돌렸다. 교복 바지는 몸에 딱 맞아서 다리의 움직임이 한정돼 있었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렇지가 않았다! 아마 수업이 짧은 토요일이라서 마음이 가벼워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1교시는 진로 교육으로 TV에서 박태환 선수의 이야기가 주르륵 나왔다. 악재를 딛고 다시 한번 세계선수권대회 1등을 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선수를 보다가,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바지 아래쪽으로 무언가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풀려, 삐쭉삐쭉 삐져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어..
2011.08.23 -
겨우겨우 도착한 학교
2010.10.20 수요일 오늘은 중간고사 날이고, 내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나는 지난번 시험에서 자신감이 지나쳐, 덤벙대다가 두 문제씩이나 답을 건너뛰었었다. 어이없는 실수에 눈물까지 흘렸던 나는 이날을 기다려왔다. 그런데 어제 시험 마무리 준비를 슬슬 잘 해나가다, 수학 3단원에서 브레이크가 걸려, 새벽 1시를 넘겨 공부하다가 잠이 들었다. 여러분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아직 초등학생이고 6시에 일어나 학교에 가야 하는 나에게는 정말로 늦은 시각이었다. 나는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피곤했지만, 6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6시 40분쯤 집을 나섰다. 나는 종로 3가 역에서 무사히 동두천행 1호선 열차를 탔다. 스르르~ 안심하면서 '조금만 눈 좀 붙이는 거야, 조금만~' 생각하며 어느새 잠이 들었다...
2010.10.21